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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760
글쓴이 : 이진국
조회수 : 130
댓글수 : 0
글쓴날짜 : 1/24/2019 8:12:01 PM
수정날짜 : 1/25/2019 7:52:2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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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 주일에도 >
지난 주말에 엄청난 눈이 내렸다. 주일 저녁까지만 내린 눈의 양이 최소 2피트가 넘었다. 폭설 예고는 일주일 전부터 계속 되었고, 토요일 오후 3시부터는 로체스터 내의 모든 고속도로 진입로를 폐쇄한다는 경고까지 떴다. 학교 이벤트들도 취소가 되고, 교회 유스 모임도 열리지 못했다.
토요일 저녁 시간이 되면서 미국 교인들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주일 아침에 각자의 집 driveway에 쌓인 눈을 치우는 것도 그렇고, 연세들이 많으신지라 운전도 위험한 상황이기에 주일 예배를 cancel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이다. 미국 교회들의 경우, 폭설이 올 때는 종종 주일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

내가 2003년 처음 로체스터에 왔을 때에 그해 겨울에 엄청난 눈이 내렸다. 그러자 교회의 어르신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주일 예배 오다가 사고 나기도 쉽고 이런 날은 주일 예배를 취소해야한다고 말이다. 몇몇 리더들과 이야기 끝에 주일 예배를 취소했었다. 그런데 주일 아침에 전교인에게 "주일 예배 취소" 공지를 올린 후, 내 마음이 너무나 불편했다. 아내도 같은 마음이었다. 폭설이라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지만, 불편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찬수와 지혜를 태우고 당시 Webster에 있던 교회로 조심스레 차를 몰았다. 도로에 차들은 거의 없었고, 고속도로도 미처 치우지 못한 눈으로 속력을 낼 수 없었다. 그렇게 가까스로 도착했다. 주차장에 쌓인 눈으로 교회 마당에 주차를 못하고 갓길에 주차를 하고 예배당으로 들어갔다. 따뜻한 난방 때문이었을까? 예배당에 들어가는 순간, 마음까지 따뜻해짐을 느꼈다. 아내와 잠시 기도를 한 후에, 예배(^^)를 시작했다. 아내가 반주를 하고, 찬수와 지혜가 각각 마이크를 손에 쥐고 찬양을 따라 불렀다. 간단히 말씀을 나눴고, 하나님 앞에 다짐했다. 앞으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주일을 지키겠다고 말이다.

지난 토요일 저녁, FUMC의 리더인 Linda와 통화를 하면서, 미국예배는 취소하자는데 동의했다. 대신 미국교우들 중 예배를 드리고 싶은 사람은 2시에 있을 한어예배에 함께 참석하자고 제안했다. 주일 예배를 지키고 싶어 하던 Linda는 활짝 웃으며 좋은 의견이라며 자기는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주일 아침이 되었다. 몇몇 청년들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라이드를 주는 청년들 중에서 말이다. 차고가 없는 곳에 사는 청년들의 경우에는 차에 쌓인 눈도 문제였지만, 아파트에서 눈을 치워주지 않아 도무지 차를 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명 두 명 연락이 올 때마다 라이드를 바꿔야만 했다. 성가대도 일단 이날은 쉬기로 했다.

감사하게도 준호에게서 연락이 와서 "목사님, 저 AWD에 스노타이어까지 장착해서 찬양단 라이드까지 두 탕 뛸 수 있어요. 전륜/후륜인 차 가진 사람 대신 제가 라이드 할게요"라며 힘을 실어주었고, 경택이도 마침 스노타이어로 교체해서 라이드 가능하다고 연락이 왔다. 찬양단인 원영이도 자니스 대신 나희에게 라이드를 주면서 눈길에 운전이 서툰 자니스까지 데려와 주었다.

하지만 아직도 라이드를 받아야할 청년들이 많았다. 폭설로 인해 라이드가 부족하니 집에서 인터넷 예배라도 드리라고 해야 할 상황까지 왔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말이다. 이런 날 라이드를 부탁하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어른방톡에 올려나 보자'라고 생각에 얼른 '구조' 요청을 했다. 공지를 올린 후 임선주 집사에게 바로 연락이 왔다. 자기가 안내위원이라서 (청년들이) 조금 일찍 와도 된다면 라이드 가능하다고 말이다. 제네시오 라이드 구할 때마다 남편인 규광 집사에게서 제일 먼저 연락이 오곤 하는데, 이번엔 아내 선주 집사가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뒤늦게 부탁드린 동령 성도도 이제 막 차를 구입한 (이)은희를 데리고 와 주었다.

큰 문제는 RIT였다. RIT 라이드를 맡은 세 명 모두 주차장에 파묻혀 차를 꺼낼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여견 집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하연이만 누가 봐 줄 수 있으면 남편과 라이드를 줄 수 있다고 말이다. 적어도 8명은 가능하다고 했다. 감사했다. 아침 9시부터 정신없이 컴퓨터 앞에 달라붙어 마음 졸이며 라이드 배정을 두어 시간은 한 것 같았다. 대충 끝내고 나니, RIT 다원이와 형승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제 막 아파트 관리소에서 눈을 치웠다며 본인들이 RIT 라이드를 예정대로 하겠다고 말이다.

다운타운 찬양단원들을 데리고 교회에 도착해보니, 벌써 찬양단 셋업을 하고 있었다. 성표는 아침에 45분 동안 눈을 치우고 RIT 찬송이와 해리를 데리고 왔다고 한다. 물론 눈 때문에 집에서 예배드리신 분들도 있다. 그런 성도들/청년들이 꽤 있었다. 음향/영상을 맡고 있는 원영이와 상의 끝에 결정을 했다. facebook으로 live stream을 올리기로 말이다. 제대로 된 장비가 없어서 원영이가 고생을 하긴 했지만, 성공적(^^)으로 예배 생중계를 할 수 있었다.

예배 후, 새신부 (손)지혜가 준비한 크림떡볶이를 먹으며 친교도 따뜻하게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돌아가는 라이드까지 모두 한 팀이 되어 마무리를 잘 했다. 원석이를 데리고 제네시오로 내려가면서 준범 형제를 위해 기도했다. 따뜻한 달라스에서 이곳으로 이사 온 준범 형제가 이런 날씨에서 교회 밴 운행이 처음인지라 "기도 요청"을 해왔기 때문이다. 로체스터로 올라오는데 준범 형제에게서 카톡이 왔다. 무사히 운행 마쳤다고 말이다.

힘든 가운데 서로를 위해 돕는 손길이 있음에 감사했다. 각기 자신에게 주신 은혜의 분량만큼 헌신해주는 성도들이 있어 힘이 되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모여 예배드리는 우리의 마음을 기뻐 받아주시는 예수님 때문에 행복했다. 이 글을 쓰는 목요일 오전... 또 눈이 내린다. 주일에 보았던 눈보다 더 아름답고 차분히 내리고 있다. 주일 아침에 쏟아지는 눈을 보면서는 "아무도 사고 나지 않게 해주세요. 특히 라이드 하는 손길들의 운전대는 주께서 친히 붙잡아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했었는데... 지금 내리는 눈을 보면서는 이렇게 아름답게 눈을 내려주시는 하나님께 그저 감사가 된다. 우리에게 허락해주신 날씨, 교회, 사람, 자식, 장래 등등 모든 것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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