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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785
글쓴이 : 이진국
조회수 : 125
댓글수 : 0
글쓴날짜 : 9/20/2019 3:01:43 PM
수정날짜 : 9/20/2019 3:02: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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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간의 한국 여정 (2) >
결혼식 날 아침! 태풍 “링링”이 이미 제주도 일대를 강타하고 있었고, 결혼식이 있을 오후 2시 30분경에 서해안으로 북상할 예정이었다. 내가 비행기를 타야할 때 즈음엔 인천 일대를 훑고 지나갈 것으로 예보 되었다. 웬만하면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경고도 있었다. 토요일 저녁 6시 40분 출발 예정이었던 내 비행기도 주일 새벽 3시 출발로 딜레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라도 떠날 수 있다면, 미국 시간으로 주일 오전 미국 예배와 오후 한국 예배 설교를 모두 할 수 있어 그나마 감사한 일이었다.

아침 10시 경! 아직 서울은 날씨만 흐릴 뿐 태풍 영향권에는 들어오지 않은 듯했다. 어머니가 싸 준 큰 짐이 두 개에다가 캐리인 짐이 또 두 개! 이것을 들고 결혼식장과 공항으로 갈 수 없어서, 삼성동에 있는 도심공항으로 가서 체크인하고 짐을 미리 부치기로 했다. 이를 나 혼자 하기 힘들다고 생각한 신랑 윤재가 태준이와 연락을 하여 오전에 호텔로 나와 주기로 했다. 태준이는 두 달 전에 내가 한국에서 주례를 섰던 청년이다. 신부인 찬미의 남편!^^

9층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뒤를 돌아보니, 찬미와 태준이었다. 이렇게 또 만나게 되다니 너무 감사했다. 밝은 두 사람의 얼굴만 봐도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큰 짐과 양복 케이스 등 찬미와 태준이가 나눠 들어 주는 바람에 수고가 반의 반으로 줄었다. 도심공항에서 짐을 미리 부친 후 아침을 먹으러 갔다. 도심공항 건물 지하로 코엑스랑 연결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그곳에서 맛있게 아침을 먹으며 신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나누었다. 언제 봐도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커플!

드디어 예식장에 도착했다. 장소는 군인공제회관 엠플러스 홀! ‘윤재는 8년 전 떠난 청년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일교회 청년들이 혹시나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예식장으로 올라갔다. 시간이 되어 홀로 들어가려는데 어디서 많이 본 청년이 다가왔다. 얼마 전 결혼을 한 제네시오 승은이었다. 너무 반가웠다. 결혼식에 못 가서 많이 아쉬웠는데 신랑과 함께 결혼식에 온 것이었다. 또한 뒤를 이어 덩치 큰 청년 한 명이 앞자리에 앉아 있던 나를 향해 걸어왔다. JFK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는 (정)수빈이었다. 잠시 한국에 왔던 수빈이도 비행기가 뜨지 않아 아예 월요일로 재티켓팅을 했다고 한다. 너무 반가웠다.

반가움을 뒤로 한 채 결혼 예식을 시작했다. 양가 어머니의 화촉 점화를 시작으로 신랑 입장 그리고 신부 입장! 활짝 웃으면서 결혼식을 즐기는 듯한 신부 유리와, 반대로 많이 상기된 얼굴로 긴장하고 있는 신랑 윤재의 모습이 바로 눈앞에서 보였다.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는 부부가 될 것을 권면한 후, 언약과 반지 교환 그리고 드디어 성혼 선포로 부부가 되었음을 알렸다.

특별 순서로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편지 낭독” 시간이 왔다. 신부가 먼저 편지를 읽었다. 신부가 우는 바람에 중간 중간에 멈춰야 했지만, 감사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시간이었다. 활발한 윤재는 울지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뒷부분에서 울컥하더니 편지를 읽지 못했다. 유리만큼 눈물을 흘린 듯... 신부가 뒤에서 안아주며 토닥여 줌으로 무사히 낭독을 마쳤다. 그리고 신랑 신부 행진!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예식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이게 웬일? 어디서 많이 보던(^^) 부부가 앞으로 나와 인사를 했다. 윤준호/장은숙 집사 부부! 상상도 못했다. 너무 반가워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인사를 나눈 후, 태풍 때문에 영종대교 상부도로가 일시 폐쇄 되었다면서, 두 분이 다른 루트로 나를 인천공항까지 데려다 준다고 했다. 안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라이드 문제가 해결되었다. 수빈이를 만나러 뒤쪽으로 나갔더니, 대박! 상상도 못했던 제일교회 청년들이 와 있었다. 지예가 애기를 데리고 참석했고, 뒤쪽에 연미도 나타났다. 그리고 (강)지원이와 (박)선혜까지 와 있었다. 모두 너무 반가웠다.

인사를 나눈 후 바로 인천공항으로 떠나야 하는 내 상황을 듣고, 청년들이 자기들끼리 회의를 시작했다. 새벽 3시 비행기가 새벽 6시로 늦춰졌으니 공항에 가서 캡슐호텔을 사용하라는 의견이 나왔는데, JFK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는 수빈이 왈 “목사님, 캡슐호텔은 이미 만원일 거예요.”라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듣더니 선혜와 지원이가 인근 호텔을 찾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자는 것이 너무 힘들 것이라며, 인근 호텔을 잡아 주겠다는 것이었다. 정말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주일 도착하자마자 설교도 해야 하는데 안 된다면서 인터넷을 계속 뒤적였다. 인근 호텔이 all booked되어서 찾기 힘들었는데 지원이가 하나를 찾아냈다. 감사했다. 그래서 윤준호/은숙 집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청년들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공항 근처 호텔까지는 선혜가 데려다 주기로 하고 말이다.

결혼식 장 지하 커피숍에 모여 로체스터에서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들 힘든 시간들을 지내면서 말씀과 기도의 자리를 회복하고 있는 것 같아 하나님께 감사했다. 서로 안면이 없던 청년들도 제일교회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바로 친해지는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모두 성숙해졌다는 사실에 놀랐고 감사했다. 한 명 한 명과 개인적으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지난 추억을 나누며 서로 격려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잠시 짬을 내어 일대일로 이야기를 나눈 지원이 그리고 한 시간 넘게 호텔로 운전해 가면서 이야기를 나눈 선혜... 정말 눈물 겹도록 힘든 시간들을 보낸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마음이 다 아팠다. 하지만 내 조언도 필요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스스로 잘 버텨내고 있음을 보았다.

호텔에 도착! 서너 시간 눈 붙인 후 3시에 일어나 공항 가는 택시를 탔다. 도착해보니 여기저기에 누워 자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드디어 보딩 타임! 사람들이 모두 탄 후에 보니까 거의 1/3의 사람들이 아예 캔슬을 한 모양이었다. 세 명이 앉는 자리에 나 혼자였다. 몇 시간을 누워서 오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 드디어 미국 그리고 로체스터! 로체스터에 내리는 순간 너무 감격스러웠다. 비록 미국 교회는 내 설교를 평신도 리더가 대신 읽음으로 대체했지만, 한국 교회 예배는 내가 인도할 수 있었다.
긴 여행이었다. 짧은 시간에 너무 좋은 시간들을 보냈다. 부모님과, 목회자 동기 후배들과, 제일교회 OB 멤버들과, 신랑 신부와... 그리고 로체스터에서 다시 만나게 된 아내와 조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모든 피로가 다 풀렸다. 무리한 일정에 비해 몸에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귀한 만남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 그리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기도해준 모든 교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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