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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809
글쓴이 : 이진국
조회수 : 260
댓글수 : 0
글쓴날짜 : 4/1/2020 11:33:0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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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한 것들 >
하나! 무엇보다 주일마다 함께 모여 예배드릴 수 있었음이 얼마나 큰 복인 줄 깨달았다. 주일 오전 10시에 나와 영어 설교 스크립트를 밑줄을 쳐가며 연습했던 것, FUMC 멤버들 앞에서 영어로 설교할 수 있었던 것, 오후에 제일교회 예배 전에 1부 찬양팀들과 교사들과 함께 컵라면으로 아점을 먹었던 것, 예배 시간에 맞춰 들어오는 제일교회 성도들 한 분 한 분과 인사 나눴던 것, 목소리 높여 찬양단과 함께 찬양할 수 있었던 것, 찬양 후 온 성도들과 악수하며 허그하며 안부를 물으며 인사할 수 있었던 것, 준비한 말씀을 모여 앉은 성도들의 얼굴을 보며 매주 선포할 수 있었던 것, 축도 후 준비된 음식을 함께 나누며 수다 떨 수 있었던 것... 이 모든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 예전처럼 다시 모여 예배드리게 되는 날이 올 때, 한 주 또 한 주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복임을 깨달으며 감격하며 감사하며 예배드릴 것이다.

둘! 주중에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 교제를 나눌 수 있었던 순간 또한 하나님이 "허락하신" 복이었음을 깨닫는다. 일대일 성경공부를 스타벅스에서 할 수 있었던 것, 새벽기도 끝나고 팀홀튼에서 아침을 먹으며 담소를 나눌 수 있었던 것, 매주 청년부 목장을 성도들 집을 돌아가며 나눌 수 있었던 것, 아내와 웨그만스/코스트코/알디 등등을 돌며 장 봤던 순간들, 조이를 학교에 데려다 줄 수 있었던 것... 이 모든 것들도 주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누릴 수 없는 것들이었음을 깨닫는다.

셋! 밖에서 운동할 수 있었음도 큰 복이었다. 매주 청년들과 UR 체육관에 모여 농구했던 것, YMCA에서 흑인/백인들과 함께 몸 부딪쳐 가며 농구할 수 있었던 것, 아내와 함께 Erie Canal 강을 따라 걸을 수 있었던 것, 주일 예배 후 야외에서 족구할 수 있었던 것... 땀 흘리며 운동할 수 있었음 또한 오늘 내게 주신 하나님의 복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넷!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은 이 시점에 그것 역시 감사해야할 복이었음을 깨닫는다. Covid19으로 인해 미국은 "건강 회복"과 "경제 회복"을 놓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갑론을박을 해 왔다. 부활절까지 교회며 상점이며 정상적 오픈을 하도록 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 발 물러나 회복기간을 일단 45일까지 연장했다. 다른 도시도 그렇겠지만 로체스터도 거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문을 열었다 치더라도 손님은 거의 없다. 시민들도 불편해졌지만, 상점들 입장에서도 경제적 위기를 넘어 파산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지경에 처하게 되었다. 딸 지혜가 있는 워싱턴 D.C.와 인근 메릴랜드/버지니아 주는 외출 금지를 행정명령으로 선언했다. 이를 어길 시에는 최소 2500불의 벌금을 내야한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이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누리고 있었을 때, 누가 이런 총체적 난국이 올 것을 예상했었겠는가?

다섯! 졸업생들을 축복해주고, 군입대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던 일도 올해는 못하게 되었다. 지난 4년간 짧게는 2년간 로체스터에서 생활하며 함께 웃고 울었던 졸업생들이 거의 모두 이곳을 떠났다. 졸업식도 졸업 연주도 모두 취소가 되어 여기 있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참 열심히 공부하며 신앙생활 해온 이들을 마음껏 축복해 주지 못하고 떠나보낸 아쉬움이 너무 크다. 군에 입대하게 될 최유가 지난 주 영상메시지로 인사를 하면서 "2년 뒤에 뵙겠습니다"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짠했다. 지난 1년 동안 회장으로 수고했던 국일이의 영상 메시지도 감정을 복받쳐 오르게 했다.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해주고 떠나보낸 아쉬움이 너무 커서 말이다. 매년 꽃과 책을 선물로 주며 졸업생들을 축복해 줄 수 있었던 것도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작지 않은 복이었음을 깨닫는다.

이렇게 적다 보니 그동안 우리가 누려왔던 것들 중 하나도 당연했던 것은 없음을 발견한다. 심지어 모든 것이 변해버린 지금 우리가 그나마 누릴 수 있는 것들 역시 하나님의 보호하심의 복이 없다면 당장 내일부터라도 누릴 수 없게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우리는 흔히 기도제목이 이루어져 우리에게 뭔가 주어질 때에만 감사를 올려 드리곤 했다. (물론 이것조차도 안 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오늘 하루 눈을 뜰 수 있었던 것에서부터, 그날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되는 순간까지, 모두 것들이 하나님이 "허락해 주셨기에" "보호해 주셨기에" 누릴 수 있는 복임을 깨달아야겠다.

Covid19이 재앙처럼 우리에게 다가와, 지금도 전 세계가 앓고 있다.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시간을 우리 인생의 무의미하고 무익한 시간으로 치부해 버린다면, 우리는 두 번 죽는 것이다. 이 힘든 시간이 우리로 하여금, 더 제대로 감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줌에 감사하자. 내가 오늘 누리고 있는 것들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엄청난 은혜인 것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자. 없는 것에 대해 불평하던 입술을 멈추고, 사랑하지 못하고 비판만 했음을 멈추고... 이제 매 순간 감사하는 삶을 회복하자. 힘들수록 내게 있는 것들을 찾아내어 소리 내서 감사해보자.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이미 주어졌다. 온 세상 날 버려도 나를 버리지 않으신다는 예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나를 아들/딸로 삼으신 인자한 아버지이시다. 감사할 충분한 이유는 매 순간 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매 순간 의식하며 감사하며 살아가자. 악한 것들이 우리를 어떠한 험한 환경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갈라놓지 못할 것임을 믿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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