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교회 2월 풍경 >

하나! 탕부8기

매학기 그룹성경공부를 연다. 8주나 12주 과정은 한 학기에 하나만 열리지만, 5-6주 과정 성경공부는 한 학기에 두 번 열 수 있다. 이번 학기에는 “탕부 하나님”(5주) 8기와 “예수님처럼”(6주) 7기 두 개의 성경공부가 열린다. 매주 토요일 아침 10시에 모였다. 돌아가면서 간식과 커피를 준비해온다. 일정 부분을 읽고, 미리 나눠준 질문들을 풀어온다.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말씀의 깊이를 더해 나간다. 그 후 두 명씩 짝을 지어 기도제목을 나눈다. 4주 차 때에는 30분 일찍 마친 후, 모두 버펄로 “코리아나”(한식당)로 향했다. 한국만큼이나 맛있다고 소문난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으러 말이다. 대박 맛있었다. 이번 기수는 단합도 최고였다. 마지막 날 간식을 맡은 지원 자매는 멤버들을 위해 일일이 손 편지를 써 가지고 왔다. organic 초콜릿과 함께 말이다. 아쉽다. 벌써 끝이 났다니… 이제 모두 “진정한 형”의 모습으로 살아가면 좋겠다. 아버지께로 돌아오려는 동생을 막는 형이 아닌, 동생을 찾아 나서 그들을 이끌고 아버지의 잔치로 함께 들어가는 형 말이다. 기분 좋은 5주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둘! 발렌타인 임원 식사

매년 가을에 청년부 수련회가 열린다. 생각보다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 그러던 중, 청년부 내에서 “교회에서 도움만 받으면서 수련회를 갈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가을 수련회를 위해서 매년 2월에 Valentine Fundraising을 하기로 한 것이다. 빼빼로와 쿠키 그리고 라이스 크리스피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기로 했다. 그것이 벌써 15여년을 이어왔다. 올 해도 회장 (이)지수를 중심으로 회의가 시작되었고, 머리를 싸매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준비하기 시작했다. 주문을 받기 시작했고, 제작이 뒤를 따랐다. 특히 직접 녹이고 굽고 덧입히는 작업을 하게 된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거의 새벽 3시가 넘도록 준비를 했다. 이들의 헌신은 글에 다 담을 수가 없다. 특히 올 해는 한지원 자매가 임원들을 위해 토요일 점심을 준비해 주었다. 작년에는 내 아내가 준비해 줬었는데, 지원이가 이를 맡아 준 것이다. 지원이는 이곳에 청년으로 와서 결혼하여 정착한 케이스이다. 그러니 청년들이 지금 하는 일들이 얼마나 힘들며, 얼마나 소중한지를 안다. 더구나 지원이도 회장으로 섬겼었기에,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감사하다. 순수익금이 4353불이나 되었다. 작년에는 교회 재정에서 준비물들을 reimburse받았다면, 올 해는 수익금에서 지출을 제하고도 이 만큼이나 남은 것이다. 감사하다. 이들 덕분에 이번 가을 수련회도 풍성함 가운데 은혜로운 말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도움을 준 모든 교우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셋! 프랭크 심방

매주 오전에는 Faith UMC(미국교회)를 섬기고, 오후에는 KMUMC(한국교회)를 섬긴다. 몇 주 전 좋지 않은 소식을 접했다. 분위기 메이커였던 프랭크가 폐암에 걸렸다는 것이다. 초기는 아닌 듯하다고… 일단 일주일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마음이 어떨지 상상이 되니, 바로 가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회중 목회를 시작한지 10년이 되니, 일반적인 대화는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병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고 성경을 통해 제대로 된 위로를 나누기 위해, 김원영 집사를 데리고 갔다. 원영이는 매주 미국 예배에 나와서 음향으로 섬겨주고 있다. 원영이도 프랭크를 잘 알기에 그를 데리고 간 것이다. 마침 프랭크와 아내 말린이 함께 있었다. 프랭크는 많이 야위었다. 활발했던 분위기도 많이 가라 앉아 있었다. 하지만 믿음이 있었던 지라, 우리의 대화는 절망적이지 않았다. 내가 위로해 주는 말을 원영이가 옆에서 잘 통역해 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폐암4기로 판명되었다. 이런 경우 위로해주기가 많이 힘들다. 원영이가 함께 안타까워하며 한 마음으로 통역을 해주어 큰 힘이 되었다. 치료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간 프랭크와 함께 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계속 중보하며 나아야겠다. “하나님, 프랭크와 지금 이 시간 함께 해 주세요.”

넷! 일대일 제자양육

보통 매학기 일대일 제자양육은 10명 정도 하게 된다. 내가 최대 다섯 명까지 맡고, 나머지 5명은 제자양육팀이 나누어 양육을 한다. 이번에는 아홉 명이 신청을 했다. 시작 후, 두어 주가 지났을 때였다. sophomore 호연이가 주일 예배 후에 내가 다가왔다. “일대일 제자양육 신청을 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냐”며 말이다. 늦진 않았다. 그 주에 시작해서 방학 없이 계속 하게 되면 final exam 전에 끝낼 수 있다. 그렇게 이번학기는 내가 여섯 명을 맡게 되었다. 안숙자 권사와는 매주 화요일 팀홀튼에서 만난다. 가게에 나가시지 않는 날이 화요일이라서 말이다. 결혼한 분이라 내 아내가 함께 나와 준다. 너무나 열심히 준비를 해 오신다. 그래서 가르치는 나도 더 힘이 난다. 주엽 형제와는 첫 모임을 UR(로체스터 대학) 내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했었는데, 의사 루틴상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서, 현재는 수요 저녁 늦게 zoom으로 만난다. 결혼한 남편들이 일대일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데, 정말 오랜만에 남편(주엽)과 하게 되어 너무 좋다. 성실하게 준비해 와서 그런지 늦은 시간에도 피곤하지가 않다. senior (박)지우와도 벌써 반 이상을 끝냈다. 너무 늦게 제일교회를 나오기 시작한지라 아쉬운 점이 있지만, 늦게라도 이렇게 성경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다. 암송도 잘 해오고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을 해주어 역시 힘이 나지 않을 수 없다.

freshman 슬기와도 일대일 양육을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지난 3주간 몸이 아팠다. 그래서 정해진 화요일이 아니라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했다. 그래도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일대일 양육을 이어 나가려 하는 슬기가 귀하다. “구원의 확신”을 끝내고 이번 주부터 찬양단으로 합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등록한 호연이와도 벌써 세 번 만났다. 마지막 등록자 같지 않게, 제일 성실하게 준비해온다. 딱 한 번 엉뚱한 부분을 해 온 것 빼고는(^^) 너무 열심히 준비해온다. 그리고 오래 전 제자양육을 이미 마쳤지만, 다시한번 하고 싶다는 청년이 있어서 특별히 다시 시작한 청년까지…

이외에도 freshman 오윤이를 손지혜 집사가 양육하고, 태신이는 맹덕재 권사가, 한 시간 떨어진 곳에서 예배를 드리러 올라오는 민이는 주일예배 후 최선영 집사가 양육한다. 모두가 너무 귀하다. 제자양육을 받고 싶어하는 이들도 귀하고, 제자양육을 맡아 하고 있는 리더들도 귀하다. 예수의 제자 한 명을 만들어내는 “일대일 제자양육”! 이 양육을 통해 예수의 사람이 한 명 두 명 만들어져 나가면 좋겠다. 그리 될 줄 믿는다. 우리의 가르치는 “능력” 때문이 아니라,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양육할 때 바로 그 순간 역사하시는 “예수의 능력”이 있기에 말이다. 모든 것을 예수께 맡긴다. 오직 열매를 맺게 하실 수 있는 분은 예수 한 분이시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