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교회 1월 풍경 >

하나! 새해 부흥회

 

제일교회 부흥회 강사로 늘 모시고 싶었던 목사가 있었다. 나보다 12년 후배(감리교 신학대학)인 홍신우 목사이다. 내가 한국에서 목회 시작한 후 대학원으로 공부하러 서울로 올라갈 때 마다, 후배 케리그마들(농구서클)과 함께 농구를 하곤 했는데, 그때 함께 농구했던 후배이다. 미국에 와서는 같은 UMC 목사로서 총회 때마다 만나 인연을 쌓아왔다. 첫 날부터 복음의 정수에 대해 나눠줬다. “예수를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의 중요성과 그 후 “예수께 사용받기 위해 갖춰야할 모습들”에 대해 나눠줬다. 때마다 식사를 대접해준 손길들에게도 감사했다. 토요일 오전에는 UR 청년들과 농구도 한 판 했다. 패스며 슛이며 30년 전 실력이 그대로 나왔다. 오후에는 어른/청년 목자/목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리더십 워크숍을 했다. 이 또한 너무 좋았다. 주일에는 FUMC 영어설교도 맡아 줬다. 시원스런 영어 발음에 미국교우들도 오랜만에 편하게(^^) 말씀을 들으셨다. 제일교회 주일 설교 때는 영어도 섞어서 해 달라고 부탁했다. 영어권 청년들도 좋아했다. 새해에 정말 필요한 말씀을 하나님이 홍목사 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해 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목회자가 pew에 앉아 말씀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는데, 하나님이 홍목사 말씀에 은혜 받게 하심으로 내게도 큰 선물을 주신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다음에 또 한 번 모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연초에 이렇게 귀한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둘! 말라위 책 보내기

 

작년 12월에 강지헌/주수경 말라위 선교사 내외가 오셔서 귀한 도전을 주고 가셨다. 특히 제일교회에서 돕는 “배(어린이책들)보다 배꼽(배송료)이 더 큰 사역”에 감사의 말을 전해 주셨다. 4번에 걸쳐 매번 말라위 구물릴라 마을에 400여권의 어린이책들을 보냈다. 올 해는 빈민촌에 세워질 도서관에 비치할 책들을 보내기로 했다. 그 빈민촌은 난민들로 구성된 곳이다. 브룬디, 소말리아, 르완다, 에디오피아 그리고 콩고 난민들이 내전을 피해, 살기에 비교적 “안전한” 말라위로 이주해 와서 살고 있다. 주로 콩고 난민들이 많은데, 그들은 안전한 곳으로 오긴 왔지만, 먹을 것이 없어 오히려 굶어 죽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곳에 식량을 대주는 사역과 동시에, 그곳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해 주기 위해 도서관 건립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우리는 그 도서관에 채워질 책들을 마련해 보내기로 했다.

작년 12월부터 책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 두 권씩 가지고 오는 주일학교 아이들도 있었고,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입하셔서 기증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까지 4회에 걸쳐 책보내기 사역을 하면서 집에 있던 책들을 거의 모두 기증한 상태라 책들이 턱없이 모자랐다. 그래서 이번에는 책보내기 사역 책임자로 강소정 집사를 임명했다. 이에 관심을 가진 이정인 집사, 이유진 자매, 신선경 자매가 이 사역팀에 합류했다. 모두 열정을 가지고 준비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내가 주도해서 했다면, 이들의 반의 반도 못해냈을 것이다.

매주 엄청난 책들이 내 사무실에 쌓이기 시작했다. 소정 집사에게 물었다. 어떻게 책들을 모았느냐고? 일단 페이스북에 “말라위 아이들을 위한 책들을 모은다”는 공지를 올렸다고 한다. 이 공지를 본 지인들에게서(제일교회 교인이 아님) DM(개인메시지)가 왔고, 이들 4명의 집 앞에 책들을 놓고 가는 이들이 생겨났다. 또한 가까운 도서관들을 찾아다니며 사서들과 contact를 했고, 이를 통해 많은 책들을 무상으로 얻게 되었단다. 사실 (중고)책 구입을 위한 헌금을 하는 중이었는데, 책 구입비용은 $0! 대박이다. 제일교회 여성 파워가 만만치 않다. 덕분에 그렇게 모아진 헌금들은 모두 배송료로 사용되었다. 이번에는 9박스를 보냈는데, 배송은 성진 권사와 내가 함께 했다.

사역 팀에게 이런 부탁을 했었다. 선교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책들인 만큼, 찢어지거나 많이 손상된 책들은 보내지 말고, 상태가 좋은 책들로만 보내자고 말이다. 주일에 모여 열심히 선별 작업을 했다. 일일이 책들을 들춰보며 좋은 상태의 책들만을 추려낸 것이다. 선웅 형제와 주협 형제도 함께 도왔다. 그렇게 남은 책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약간 손상이 있지만 읽을 만한 좋은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들이 생각해낸 이벤트가 바로 “Buy one, get nine free for $5” 5불만 내고 한 권을 하면 아홉 권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거의 200여권의 책들이 하루에 다 팔렸다. 감사하다! 수익금은 추후에 다시 있을 “말라위 책보내기”때 사용될 것이다. 모두 너무 감사하다. 얼굴도 본적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신경을 써가며 헌신해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책들을 보며 소망을 품고 기쁨을 얻을 난민촌 아이들의 얼굴을 상상해보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셋! 새해 청년 첫 목장

 

지난 학기부터 청년 목자들도 돌아가며 목장 호스트를 한 번씩 하기로 했다. 이번 학기에는 목자 중심으로 목원들도 함께 목장 식사를 준비하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2-3명 정도 돕겠거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청년 목자 첫 호스트가 지난 금요일에 손예인 집에서 있었다. 예인이는 장보는 것에서부터 준비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겨 내게 보내주었다. 거의 모든 목원들이 함께 음식을 준비했다. 사진을 자세히 보니 이날 함께 참석하는 다른 목장 목자와 목원들도 있는 것이 아닌가! 늘 어른들로부터 대접만 받았었는데, 그 모습에 늘 감사한 마음이 컸던 청년들이 이렇게 직접 음식을 준비해 나가는 모습이 귀했다. 음식 장만을 위해 도네이션을 한 목원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모인 첫 목장 모임! 예인이네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일단 냄새는 최고였다. 안동찜닭과 콩나물국! 한 숟갈 뜨는 순간, 완전 게임 끝! 너무 맛있었다. 내가 3번을 가져다 먹었으니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 양 조절에 실패!^^ 15명이 왔는데 50인분은 한 것 같다. 그것도 누군가가 말려서 양을 반으로 줄인 거란다!^^ 목장 끝나고 한 팩씩 싸서 가져갔다. 암튼 예인이 목장 목원들이 함께 준비한 그 모습들이 너무 예뻤다. 제일교회에서 섬김을 받는 것만이 아니라, 섬기는 자리에 함께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니 너무 감사했다. 이제 이번학기 청년목장도 시동을 걸었다. 4월 말까지 목장 모임을 통해, 육적으로나 영적으로 충만해지고 회복되는 일이 지속되기를 주앞에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