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체스터 4월 풍경 >

하나! 개기일식

개기일식은 부분일식과는 달리,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으로 지구상에서는 18개월마다 한 번 꼴로 일어난다. 같은 지역에서는 개기일식을 관측하려면, 375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 현상이 지난 4월8일에 로체스터에서 생겨났다. 평생 한 번 보기도 힘든 현상을 로체스터에서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관건은 날씨였다. 일기 예보 상으로는 very cloudy였다. 예보가 틀리기를 기대했는데, 이럴 땐 정확히 예보가 맞았다(ㅠㅠ). 그래도 이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 각자 집에서 봐도 무방했지만, 함께 모여서 보기로 했다. 교회 주차장에서 말이다. 5분 전 쯤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벌써 20여명이 넘는 교우들이 와 있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 개기일식 되는 바로 그 순간의 “해와 달”을 볼 수는 없었지만, 대낮인데도 주변이 완전히 칠흑같이 어두워지는 것을 경험했다. 놀랍고 신기했다. 375년 후에나 이 장면을 다시 이곳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역사적인 이 순간을 교우들과 함께 경험하다니… 역사적 사건 현장에 우리 제일교우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내게는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함께 경험하고, 함께 아쉬워하고, 함께 경탄할 수 있었던 지체들의 존재 자체가 내게 더 큰 즐거움이었다. 개기일식 자체보다도, 이 좋은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공동체”가 허락되었음에 더 감사한 하루였다. 제일 공동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려본다.

 

둘! Faith UMC 새 멤버들

나는 두 개의 공동체를 섬기고 있다. 하나는 오전에 미국교회(Faith UMC)를, 다른 하나는 오후에 한인교회(제일교회)를! 제일교회의 경우, 매년 40여명이 떠나고, 40여명이 새로이 교회에 등록한다. 반면 FUMC의 경우, 새로운 멤버 한 명 생겨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나이든 분들 위주이기도 하지만, 교회의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파트타임으로도 섬기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preaching point로 섬기고 있다. 그랬던 FUMC 교회에 새로운 멤버 3명이 생겨났다. Betty와 Robert 부부와 Robert의 어머니 Liz! 몇 주 FUMC 예배에 참석했었고, 예배를 통해 받은 많은 은혜를 우리와 함께 나눴다. 2주 전 내게 와서 정식 멤버로 등록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린다와 함께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모두 너무나 기뻐했다. 한 주 후에 “새 멤버 교육”을 받았다. 구원의 확신에 대한 부분을 나눴다. 은혜로 받는, 선물로 받는 구원의 확신을 분명하게 나누었다. 지난주일 예배 시간에 “새멤버 환영식”를 행했다. 너무나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예수를 위해, 교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겠다는 고백을 했고, 교회에서 준비한 꽃과 성경책을 전달했다. 매년 장례식만을 수차례 행했었는데, 이렇게 새 멤버 환영식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게다가 Betty의 예수를 향한 열정은 FUMC에 긍정적인 힘으로 더해질 것 같다. 새로운 멤버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셋! 떠난 형제의 방문

오래전 이곳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졸업 후 떠난 청년이 방문을 했다. 권승환! 고등학교를 여기에서 다니다가 12학년때 SEA 레스토랑에서 신지은 일행을 만났다고 한다. 그때 지은이가 승환에게 제일교회를 소개해 주었다. 그 후 제일교회를 나오게 되면서 일대일 제자양육을 받게 되었고, 예수를 구주로 믿고 세례(2016년)까지 받게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간 승환이는 군대를 다녀왔고, 지금은 한국 프로야구 구단 중 한화 이글스에서 외국 용병 스카우터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화에서 일하게 된 것을 이제 알았다. 2주 전, 외국인 선수를 살펴보기 위해 인근 도시인 시러큐스로 팀장과 함께 왔다고 연락이 왔다. 마이너 리그 참관차 말이다. 주일에도 시합이 있어, 주일에 로체스터까지 오기는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토요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원영집사네 집에서 모이게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얼굴, 반가운 얼굴이었다. 이야기를 하자니, 그때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지금은 아는 청년들이 아무도 없었지만, 그때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몇몇이 남아 있었다. 원영/지혜 가정, 덕재/여견 권사네, 미영이와 유진이 정도, 그리고 오랜만에 올라온 태형/재은이 가정! 모두 만날 시간은 없었지만, 믿음을 갖게 된 제일교회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추억을 나누었다. 아쉬운 만남으로 끝났지만, 승환이가 예수를 열심히 믿고 그 신앙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뻤다. 프로야구 경기가 주일에도 열리기에 매주 주일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믿음의 상사들이 있다고 하니 그 가운데서 신앙을 잘 성장시켜 나갈 것을 기도해본다. “승환아, 반가웠다! 다음에는 주일 예배도 이곳에서 함께 드릴 수 있으면 좋겠구나! 조심히 돌아가렴!”

 

넷! 송별회만 몇 번? ^^

여기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청년 한 명이 또 떠났다. 승현이! 지난주일이 마지막이었던 승현이가 이제 정말 이곳을 떠났다. 송별회만 3-4회를 한듯하다!(^^) 나랑 점심 한번, 아내랑 점심 한번, 목장에서 또 한 번, 지난주일 예배 때 공식적으로,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헌신자 식사”를 통해 또 한 번! 지난 수요일에 이사를 했고, 어제(금) 다시 올라왔다가, 헌신자 식사에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주일예배까지 드리고 가지는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지난 주 예배 때 마지막 기도를 해주며 함께 울었던 순간이 떠오른다. 뒤늦게 제일교회에 합류해서 부목자로, 청년목장 호스트로, 사진 등등으로 헌신해준 승현이… 많이 아쉽다. 이제 주일에 승현이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제일교회의 사명이 예수를 제대로 믿는 “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그렇게 제대로 신앙생활을 시작한 승현이를 예수의 이름으로 기쁜 마음으로 파송한다. 여기서 받은 사랑을 이제 새로운 곳에서도 맘껏 나누며 살아갈 줄 믿는다. 헌신자 식사를 하면서 또 한 가정 송별을 겸했다. 장호형제 가정! 10년 넘게 함께 섬겼던 가정을 떠나보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내일이 마지막이니… 이 이야기는 다음 달 이야기에 실어야겠다(ㅠㅠ). 이번엔 승현이 이야기만… “승현아, 잘 가렴. 너무 고마웠다. 가서도 더 열심히 하고, 10월에 있을 청년부 수련회 때 꼭 보자! 사랑하고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