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체스터 5월 풍경 >

하나! 헌신자 식사

매년 2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헌신자 식사로 모인다. 1년 동안 교회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모두 모여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며 격려하는 시간이다. 5월 첫 주 토요일에 그랜드 뷔페에 모였다. 이만한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한 듯하다. 사장과 친해서 음료수는 무료로 제공된다. (아내가 사장과 거래를 했다^^) 찬양단, 목자와 부목자, 큐티책 담당, 찬양단과 파워 포인트, 설교녹화, 사진, 남선&여선교회 회장, 안내위원, 라이드팀, 일대일 제자양육팀, 청년목장 호스트팀, 교사 그리고 성찬 준비팀까지! (혹시라도 빠진 헌신자팀 있으면 죄송, 제게 알려주세요!) 이렇게 모이다 보니 교회의 반이 모이게 되었다. 1년 간의 헌신을 식사 한 끼로 갚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이 기억하시고 갚아주실 것이지만, 이렇게 서로의 헌신을 격려하며 한해를 wrap up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 역시 우리에게 복된 시간이 된다. 식사 끝 무렵 50여명의 헌신자들의 노고를 일일이 축하했다. 제일교회에 주신 사명! 청년이든 젊은 부부이든 새로 오는 이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어 내는 일에 함께 힘을 실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런 사역을 함께 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둘! “떠나기 싫어요”

학기말 무렵 예배 후, (박)예준(UR 신입생)가 나를 찾아왔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눈가에 눈물부터 맺혔다. 트랜스퍼 해서 떠난다는 것이었다. 예준이와는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어서 너무 아쉬웠다. 전공을 바꿨는데 그 전공이 UR에는 없어서 보스턴 쪽으로 떠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신입생들하고도 너무 많이 친해졌고, 교회도 너무 좋고, 로체스터도 너무 좋은데… 저 정말 떠나고 싶지 않아요. 정말 이곳이 너무 좋아요…” 너무 마음이 아팠다. 사실 거의 모든 신입생들이 일대일 제자양육을 마친 상태였고, 아직 신청 안 한 1&2학년 청년들도 다음 학기에 일대일 신청을 거의 모두 마친 상태였다. 몇몇만 신청을 안했는데 그 중 한 명이 예준이어서, 예배후 내게 할 말이 있다고 했을 때 내심 “제자양육 신청을 하려나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떠난다니… 그래도 하나님은 실수하시는 분이 아니기에, 선한 뜻을 가지시고 예준이를 보스턴으로 옮기시는 줄 믿는다. 많이 격려해줬다. 거기서도 더 좋은 공동체, 더 좋은 교회를 만날 것을 믿는다. 전 주에 승현이가 떠났고, 다음 주일에는 루카스가 떠났다. 그리고 너무 보내기 싫었던 장호형제/자영자매네도 떠났다. 마지막 주일에 지안이와 지민이가 내게 안기면서, “우리 멀리 떠나요”라고 말하며 울듯말듯 나를 쳐다보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너무 많이 보고 싶을 거다. 21년째 목회하지만 이 시즌이 너무 힘들다.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 이것이 우리 교회에 주신 사명이라 생각하면서 매년 이 시간을 견딘다.

 

셋! 사랑목장 어르신들 고고~

우리교회에는 6개의 어른 목장이 있다. 그중 어르신들의 목장이 “사랑목장”이다. 아내가 사랑목장을 맡은 후부터, 어르신들 모임에 활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지난 가을 첫 나들이로 나이야가라 폴에 다녀왔고, 이번에는 “Millenium Theater”(펜실베이니아)에서 공연하는 “Daniel”을 관람하기로 했다. 사실 매달 한 번씩 모이는 사랑목장 인도를 내가 했었다. 그러다가 사모가 한 번 맡아 했었는데, 어르신들 모두 “사모님이 좋아. 목사님은 너무 빨리 끝내. 사모님으로 바꿔주세요”라고 말해서 사모가 사랑목장을 맡게 된 것이다. 음…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목장 인도자에서 내가 잘린(^^) 것이다. 허물없이 이런 이야기도 하는 어르신들이 재미있으시고 좋다. 모임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이제 목장모임 외에 큐티 모임도 주중에 하게 되었는데, 내가 이달 초에 특별 강사로 초빙(^^)되었다. “Daniel”을 보러 가니, 그 전에 다니엘의 행적에 대해 특강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박은혜 권사 댁으로 모였다. 일단 음식 세팅에 놀랐다. 은혜 권사의 음식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점심을 맛있게 먹고, 가져온 기타로 찬양을 인도했다. 박수를 치면서 추임새를 넣으며 신나게 찬양했다. 어디서 “오빠 사랑해요”라는 소리도 들렸다. 알고 보니 옆에 있던 아내의 외침이었다. 다니엘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나누었다. 포로, 신하 선별 과정, 풀무불, 사자굴, 신비한 손가락 사건 등등. 다니엘이 이렇게 쓰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하루 세 번씩 주님 앞에 엎드려 했던 “기도”에 있었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제 2주 후에 펜실베이니아로 출발한다. 배운 것들 잘 기억하시며 맘껏 “Daniel”을 즐기다 오시길 바란다.

 

넷! 사랑목장 “Daniel” 후기

드디어 출발! 아침 일찍 만나서 랭케스터로 달리기 시작했다. 2시간 정도 달린 후, Rest Area에 내려 잠시 쉬었다. 그곳이 Sceanic View Point라 그랬는지, 인근 강을 끼고 둘러있는 산세가 너무 아름다웠다. 다시 달리면서 신현애 성도가 준비해온 만두와 이임자 권사가 가져온 과일을 먹었다. 얼마후 KFC에 들러 야외 식탁에서 김은희 집사가 준비해온 김밥과 김현주 집사가 만들어온 유부초밥을 닭다리에 곁들어 먹었다. 박준 권사가 준 용돈(^^)으로 KFC 닭다리 구입! 너무너무 맛있었다. 드디어 밀레니엄(극장)에 도착! 2천여 명이 사람들이 미국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시면서 show time을 기다렸다. 드디어 “Daniel” Time! 어르신들 모두 웅장한 스케일에 놀라셨다. 2주 전 들었던 다니엘 스토리를 생각하면서 관람 시작! 특히 동시대 선지자들이었던 다니엘과 에스겔 그리고 예루살렘 땅의 예레미야까지 동시에 나타나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풀무불과 사자굴 사건도 짱! 마지막에 “He(Jesus) is coming! The King is coming!”으로 끝을 맺었다. 일부 어르신들은 눈물까지 흘렸다. 그 후 인근 Dragon Sushi Buffet에서 최고의 저녁을 먹고, 로체스터로 출발! 오면서 찬송가와 7080 노래 일발 장전! 찬송가를 많이 알고 있던 표정자 집사에게 놀랐고, 김지영/현주 집사의 듀엣 노래 실력에 감탄했다. 졸음운전을 하려야 할 수가 없었다.(^^) 자정 넘어 도착! 오늘 하루 일정을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다섯! 이것저것

(1) 그동안 사진을 맡아 찍어주고 올려주던 승현이가 떠났다. 당장 주일 예배 행사 때 사진 찍을 사람이 필요했는데 (박)예나에게서 연락이 왔다. UR 코리언 나잇 때 근사한 사진기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던 예나를 눈여겨봤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와서 사진 사역을 맡아 주겠다니 얼마나 대견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하나님께 감사!

(2) UR은 기말고사를 주일에도 본다. 그래서 주일예배를 못 지키는 청년들이 많다. 그런데 내게 연락이 왔다. 오전 미국 예배에 참석할 라이드를 얻을 수 있냐고 말이다. 지수와 서윤이! 뒤이어 차가 있는 윤수에게도 연락이 왔고, 윤수가 두 청년과 함께 오전 예배를 드리러 왔다. 기특하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이렇게 열심을 내어 주일도 지키려 하는 모습이 너무 귀했다. 하나님께 감사!

(3) 올 해는 졸업예배 강사를 외부에서 모셨다. Clarence Center UMC(버펄로) 미국목회를 하는 문요한 목사! 미국목회를 하면서 오후 4시에 버펄로 대학 한인 청년들 30여명을 데리고 주일예배를 드리기 시작한지 2년 정도 되었다. 나와 아내가 20여 년 전 제일교회에 와서 청년 사역을 시작했던 열정을 문목사에게서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감신대 후배이지만 열심히 두 목회를 하는 모습에 많은 도전을 받았다. 주일 설교도 너무 좋았다. 조근조근 전하는 말씀을 나도 성도들과 함께 들으며 많은 은혜를 받았다. 문목사네 청년들과 다음 학기에 농구시합을 할 예정이다. 농구 코트를 가지고 있는 전요한 목사 교회에서 말이다. 꼭 이기고 싶다.(^^) 내가 안 뛰면 이길 수 있을 듯하다.(^^) 주변에 좋은 목사님들이 많이 있어 하나님께 너무 감사하다.

(4) 7년 전 이곳을 떠났던 영철이(산호세)가 잠시 로체스터에 들렸다. 너무 반가웠다. 그때 라이드와 PPT로 굉장한 수고를 해주었던 청년이다. 내 설교 때 가끔 영상을 보곤 하는데, 그때 영어나 한글 캡션을 달아주는 것도 영철이가 해주고 있다. 제일 그립다는 SEA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그 다음으로 그리웠다던 Tim Horton에서 커피를 마시며 만담을 나눴다. 어느 성도가 떠나도 아쉽지만, 열심히 헌신하다 떠나는 성도는 더욱 그렇다. 다음날 주일 예배도 함께 드리고, 여견권사네서 저녁식사까지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곳을 떠난 후에도 믿음을 지키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위안을 받는다. 귀한 만남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