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체스터 10월 풍경 > (청년부 수련회)

2019년 이후 청년부 수련회가 5년 만에 재개되었다. 지난해 새로이 제일교회를 다니게 된 1,2학년들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다. 서둘러 Salvation Army Center(Penn Yan)에 연락을 취했다. 작년 12월, 청년부 간사인 손지혜 집사와 우리 부부가 답사를 갔다. 그 후 지혜가 담당자와 연락을 취하며 모든 계약을 조율해 주었다. 감사!

이번 학기 (이)지수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수련회 경험이 있는 청년은 지수와 현규뿐이었는데, 지수가 회장이 되어서 그래도 다행이었다. 학기 시작 직전부터 임원들 카톡방에서 아이디어를 짜기 시작했다. 학기 시작한 후에는 금요 목장이 끝난 후 늦은 시간까지 모여 수련회 준비를 이어갔다. 이번 임원들의 열정과 에너지는 역대급이었다. 감사!

수련회 찬양단 연습이 수련회 5주 전부터 시작되었다. 정환에게 리더를 맡겼다. 그 후 팀이 구성되었고 주일예배후 2시간 이상씩 연습에 임했다. 10명이나 되는 찬양단들이 아름답게 합을 맞춰가며, 중간에 깔깔대며 웃다가도, 이내 진지하게 찬양에 임하는 등 그 과정부터 보기 너무 좋았다. 찬양의 색깔들이 모두 다를 텐데 서로를 맞춰가며, 때로는 자기 목소리를 낮춰가며 하나 되는 모습부터 하나님이 받으셨을 줄 믿는다. 감사!

수련회는 2008년에 시작되었다. 2014년에는 가을과 봄 2회에 걸쳐 했으니, 2019년까지 총 13번을 했다. 그동안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기획을 제안해서 순간 당황했으나,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수련회 티셔츠 제작이다. 회비가 예년보다 10불 줄어든 50불로 책정이 되었는데, 티셔츠 예산이 한 장당 20불 운운되었다. 그래서 한 장당 10불 미만으로 할 수 있는 데가 있으면 하고, 아니면 티셔츠는 패스하자고 했다. 우리 회장이 집요하게 searching을 한 결과, 7불대로 가격을 맞췄다. 대단하다. ^^ 예나, 낸시, 서윤이가 모여서 디자인을 했다. 현석이 일대일 제자양육을 UR 스타벅스에서 마친 후 도서관 2층에 잠시 올라갔더니 열심히 디자인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보았다. 그냥 그 모습 자체가 귀했다. 제일 좋은 디자인은 단가가 높아져서, 아쉽지만 second option으로 서윤이가 만든 디자인이 채택되었다. 모두 수고 많았다. 감사!

회장과 부회장(해나)과 따로 줌을 하면서 조편성을 마쳤다. 누가 조장을 하면 잘 이끌지, 누가 각 조의 “분위기 메이커”로 들어가야 할지 등등 10번은 넘게 조편성을 조정했던 것 같다. 더불어 희망 룸메이트를 고려하며 방배정 하는 것까지… 보이지 않은 곳에서 애쓴 손길들이 너무 많다. 또한 4일 전부터 아내와 함께 수련회 식사/간식 장을 보러 다녔다. Lee’s, Wegmans, Top’s, Dollar Tree, Repot, Costco 등등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것 하나하나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쌓여가는 부식들을 보니 이전에 했던 수련회들이 떠올랐다. 가슴이 뛰었다. 이것도 감사!

제일 걱정했던 것이 있다. 전 찬양단장인 김성영 권사가 없는 관계로 악기팀 음향 설치를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을 많이 했다. 몇 달 전 성영권사가 잠시 로체스터를 방문했을 때 음향팀(이충헌, 이지혜)이 설치 데모를 해봤다. 대충 준비는 된 듯 했다. 하지만 교회에 셋업되어 있던 음향 기기와 와이어들을 잘 가지고 가서, 잘 설치하고, 수련회 후 교회에 잘 재셋업하는 책임을 이성진 권사(찬양단당)가 맡아 주지 않았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당일 셋업도 애썼지만, 수련회 후 교회에 와서 다시 셋업하는 일도 두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옆에 있어만 준 나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일당백인 충헌 집사가 있어서 성진 권사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었다. 감사!

수련회가 시작되었다. 주방팀은 첫 날 음식 준비로 분주했고, 찬양팀도 음향 셋업에 열정이었다. 그런데 이런… 드럼 스틱을 아무도 챙겨오지 않은 것이 아닌가! 강수가 밖으로 나가 굵은 나뭇가지를 잘라 와, 그 끝을 테이프로 잘 감싸서 임시방편으로 스틱을 만들어 첫날 찬양을 잘 치렀다. 다음날 내가 4명의 청년들을 아침 일찍 데리러 로체스터로 가야할 일이 있었기에, 교회에서 스틱을 챙겨올 수 있었다. 감사!

김진우 목사의 흐름이 있는 설교도 좋았고, 풍성한 찬양들도 너무 좋았고, 조원들을 하나로 만들어준 게임이나 조별모임도 상당히 좋았다. 끼니때마다 준비된 식사들도 최고였고, 집회후 마지막에 제공되는 간식들도 너무 맛있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형제들은 체육관에서 농구를 새벽 3시까지 했다. 김진우 목사의 숨은 실력에 놀랐다. 11월에 버펄로 한인 청년들을 이끌고 제일교회와 농구 시합을 하려고 오는 문요한 목사와 김진우 목사가 절친이라는데, 그래도 우리의 실력을 함구해주기로 했다. 믿는다. ^^ 롤링페이퍼를 쓰는 청년들, 밤새 카드 게임을 하는 청년들, 늦도록 시험공부를 하는 청년들… 신기했던 것은 이렇게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집회 시간에 조는 청년들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 통역을 해준 재은이, 랩탑에 번역 기록을 해준 예나, 서윤, 낸시, 그리고 조원들을 잘 이끌어준 조장들의 역할도 귀했다. 어른 목자 가정들이 함께 참석해서 주방 일에 큰 도움을 준 것도 너무 감사했다.

금요일 저녁 집회 후에도 합심기도를 드렸지만, 토요일 집회 후 기도 시간이 더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이 내 마음을 만지신 부분도 있었고, 모든 청년들과 어른들에게 동일한 은혜로 임하셨다. 조별끼리 기도를 했고, 믿음의 친구들에게 다가가 서로 앉고 중보했으며, 가족을 위해, 교회를 위해, 장래를 위해, 관계 회복을 위해 합심으로 기도했다. 설문 조사에서, 기도 시간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마지막 기도 후에는 어린아이처럼 함께 뛰며 기도했다. “One way, Jesus~” 감사!

주일에는 전교인이 수련회 장소로 와서 함께 주일 예배를 드렸다. 5년 전까지 매년 이곳에서 예배를 드렸었기에, 어른들도 이곳 풍경과 단풍과 호수와 좋은 날씨를 기대하고 오신듯하다. 꽉 찬 로비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는데, 감사한 마음이 솟구쳐 올랐다. 이렇게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성도들이 있다는 사실은 당연한 은혜가 아니었다. 이렇게 함께 수련회에 임할 수 있는 귀한 청년들, 제일교회에 주신 사역들을 한 마음으로 할 수 있도록 허락된 어른들… 이 어찌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 주일에 서윤이가 만들어준 수련회 영상을 보니, 아직도 수련회 가운데 있는 듯했다. 애쓴 청년 임원단과 수련회 찬양단을 위해 지난주에 사랑목장 어르신들이 pot-luck으로 음식을 준비해 주셨다. 30년 전 제일교회를 세우신 어르신들이 수고한 청년들을 위해 귀한 시간을 허락해 주신 것이다. 돼지갈비, 소고기, 연어회와 롤, 잡채, 오징어무침, 콩나물, 시금치, 녹두전, 만두와 새우튀김까지… 함께 풍성한 음식을 먹고, 함께 수련회 후기를 나누며, 더 신나고 더 풍성한 2025년 수련회를 기약했다.

받은 은혜가 너무 크다. 회복의 역사도 있었다. 하지만 늘 은혜 받은 후, 악한 것들이 우리가 받은 은혜를 쏫아내려고 다가온다. 지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예수님만 믿고 시작한 수련회였고, 애초부터 주님만 의지하고 시작한 신앙생활임을 알진대, 큰 은혜를 받았다고 우쭐대지 않고, 매일매일 주님의 손길과 은혜를 기대하며 나아가려 한다. 처음부터 함께 해 주신 성령님의 역사가, 수련회가 끝난 이후에도 주욱 우리 모두와 함께 하시길 기대한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만 돌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