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임직식 >

올해 다섯 분이 권사 직분을, 한 분이 집사 직분을 받았다. 이들은 어떠한 직분이 없이도 열심히 주를 위해 헌신하실 분들이다. 하지만 직분이라는 것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 더 섬겨야 하는 직함이기에, 이번 공천위원회 투표를 통해 교인총회에 공천이 되었고, 모두 만장일치로 직분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대표로 “한 두 분만 결심서를 읽게 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내게 보내온 결심서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연초 첫 예배 때 온 성도들과 여섯 분의 결심서만 함께 들어도 귀한 도전과 은혜의 시간이 될 것 같아, 여섯 분 모두 결심서를 읽기로 했다.

주일 첫 예배가 찬양과 함께 시작되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찬양으로 하늘의 문을 연다”는 말에 공감한다. 맹덕재 권사의 인도로 마음을 모아 함께 찬양을 올려 드렸다. 새해 첫 예배라 그랬는지 마음이 더 뜨거워졌다. 최지성 집사가 첫 대표기도를 맡아 주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함께 실려 드려지는 기도의 시간이었다.

구나영 자매의 특주가 뒤를 이었다. 본인이 편곡한 “Amazing Grace”를 연주했다. 꼭꼭 눌러 연주하는 모습에 열정과 섬세함도 곁들여져 제대로 하나님께 영광이요, 우리에게도 기쁨의 시간이 되었다. 매해 첫 주 연례행사인 아동부 세례가 이어졌다. 20여 명의 주일학교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나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교회 어른들에게 세배를 했다. 아이들 하나하나가 너무 귀여웠다.

또 하나! 지난 학기 성경을 읽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시간을 가졌다. 유스에서는 조이, 하은, 유빈, 보민이가, 아동부에서는 유나가 수상을 했다. 특히 유나는 지난 학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경을 읽은 유일한 아이였다. 나조차도 유나의 수상에 도전을 받았다. 아이들도 이렇게 말씀을 가까이 하는데, 우리 어른들 특히 부모들은 말씀 읽기에 더 열심을 내야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드디어 임직식! 임명장과 꽃과 성경책을 전달했다. 스캇 솔저 목사가 “교회 내에서 진정한 믿음의 친구의 모습 중 하나는 ‘닳은 성경책’을 갖고 있는 자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임직을 받는 여섯 분들이 교회 내의 누군가에게 진정한 믿음의 친구로 바로 서주길 바라면서 선물을 전달했다.

결심서를 읽는 시간이 되었다. 한 분 한 분 마음에 와닿은 어록들을 적어본다.

김동령 집사: “이것은 제가 충분한 자격이 있어서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에게 믿음이 성장하고 더한 헌신을 감당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이 직분을 허락하시는 것임을 믿습니다.”

김은희 권사: “주님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내 모습이 가감 없이 보일 것입니다. 모난 부분을 둥글게 만들어 가는 여정이리라 믿습니다. 하나님께로 향한 믿음과 마음을 다시 다듬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김성영 권사: “권사의 직분이 주는 무게와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의 고민, 그리고 그 무게와 책임조차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임을 받아들여야 하는 믿음의 눈을 가지는 것. 이 두 가지는 아마도 내가 천국에 갈 때까지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성진 권사: “신앙은 직위나 직분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분을 통해 나태해질 수 있는 저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좀 더 봉사할 수 있는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맹덕재 권사: “저도 어느덧 이제는 신앙의 초보가 아닌, 성숙한 신앙의 선배로 섬겨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게으른 사람이 되지 말고, 믿음과 인내로 약속을 상속받는 사람들을 본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도하겠습니다.”

윤여견 권사: “15년이란 시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됩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고 고린도전서에서 사도바울은 말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섬김의 일에 말씀과 기도로 준비하며 한결같은 마음과 겸손함으로 순종하도록 애쓰겠습니다.“

그 후 임직자 뿐만이 아니라, 모든 교우들이 일어나 “Wesley Covenant”를 합독하며 하나님 앞에서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서 말이다.

설교가 따로 필요 없는 주일이었다. 그래서 내 설교는 초간단히 나눴다. 올해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 “여럿이 하나 되는 삶!” 작년에 “용서하는 삶”이었다면,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이들이 예수의 사랑 안에서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나눴다.

새롭게 직분을 받은 김동령 집사, 김은희 권사를 포함한 성찬 보좌원들의 인도로 성찬식을 거행했다. 올 해 첫 예배, 첫 성찬식! 내 죄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의 사랑을 기억하며 한 분 한 분 성찬식에 임했다. 예배 시간이 길어지기는 했지만, 유아부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도가 한 자리에 모여, 마음껏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렸다. 새로운 다짐과 함께 말이다. 이 마음이 올해 말까지 가길 원한다. 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말씀을 담아내며 살아가는 우리 사랑하는 제일 식구들이 모두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