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체스터 4월 풍경 >

하나! 박수진 전도사의 “아, 맞다!”

얼마 전 아내가 “아, 맞다!”라는 찬양을 들려주었다. 아주 간단한 멜로디였는데 가사가 머리가 아닌 가슴을 울렸다. “세월에 묻혀 또 현실에 갇혀 잊고 살다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해보니 비로소 벅차 올라오는 깨달음! “하나님이, 날 참 사랑하시네!” 그날 이 찬양을 수십 번은 들은 것 같다. 그 주일에 이 찬양을 성도들과 함께 불렀다.

그날 저녁 소용(UR1학년)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기가 중학교 때 엄청 힘든 시간을 겪었는데 마침 그때 수련회 강사로 박수진 전도사님이 오셨다고… 그 때 이 찬양이 자신을 얼마나 위로했는지 모른다고… 이야기 하다 보니 박 전도사님이 뉴저지에 사신다는 것이었다. 내침 김에 바로 연락을 드렸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사역을 “쉬고” 계셨는데,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전도사님이 우리 교회에 오실 수 있게 되었다. 팬데믹 이후로 외부 강사를 모신 것이 처음 이었다. 너무 감사했다.

그 날짜에 로체스터까지 오는 항공편이 없어서, 버펄로로 티켓을 끊어 드렸다. 그런데 토요일에 오기로 한 비행편이 취소가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이거 야단났다! 하지만 침착하게 기도하며 상황에 대처해 나갔다. 마침 그 주일 미국교회에 휴가를 낸 상태인지라, 주일 이른 아침 비행편이 있다면 (내가 가서 모셔올 수 있기에) 오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어렵게 표를 구했다. 집으로 돌아간 전도사님이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주일 새벽에 일어나 무사히(^^) 버펄로에 도착하셨고, 내가 마중 나가 모시고 왔고, 숙소에서 잠시 눈을 붙이신 후에, 아점을 먹고, 2시 집회 인도에 나서셨다.

간증과 어우러진 찬양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다. 오후에 이어진 찬양 세미나까지! 전도사님의 순수함과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아, 맞다!” 찬양을 직접 불러주시는데, 마치 하나님이 내 마음을 쓰다듬는 듯했다. 이렇게 알게 된 인연, 이제 박수진 전도사님이 생각날 때마다 함께 중보하며 나가라는 하나님의 뜻도 깨달았다. 2년 만에 귀한 은혜의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둘! FUMC 새 성도

지난 주 휴가를 내어 가지 못했던 미국교회(FUMC) 예배 때, 새신자가 나왔다고 한다. 몇 명 되지 않는 예배였지만 좋은 인상을 받았고 다음 주에도 나온다고 했단다. 다음 주일! 미쉘을 만났다. NC로부터 이사를 이곳으로 왔는데, 교회를 찾고 있는 중이었는데 FUMC에 계속 나오겠다고 했다. FUMC는 많진 않아도 매해 새로운 신자가 한두 명씩 오곤 한다. 감사한 일이다. 새신자가 오면 FUMC 모든 성도가 다가가 환영해 준다.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함! 따뜻함이 있어 좋다. 최근에 FUMC에 나오기 시작한 Rameen과 Joba도 지속적으로 FUMC에 나오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하나님이 새신자를 통해, FUMC 어르신들을 은근히 위로하심을 느낀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셋! 부활 주일 풍경

두 달 전부터 예배 후 주일학교와 유스 일부 학생들이 본당에 모여 뭔가를 준비해왔다. 조이의 인도 하에 7명의 아이들이 워십댄스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부활절에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서 말이다. 지난 두 주간은 토요일 저녁에 모여서 추가 연습을 하기도 했다. 부활절 한 주 전! 아이들이 FUMC 예배 때도 나와서 워십댄스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침 9시30분이라는 시간에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주저하다고 교육부를 담당하고 있는 아내에게 문의했다. 아내도 좋은 생각이라고 하면서 부모들에게 문의했고, 아이들 동의하에 오전에는 미국교회를 위해, 오후에는 한국교회를 위해 2회 performance를 하기로 했다.

부활 주일 아침! 아이들이 일찍 나와서 리허설을 마쳤다. 모여 있는 아이들에게 이 말을 했다. “FUMC 어른들은 지난 2년 동안 찬송도 못 부르고 어떤 이벤트도 갖지 못했어. 찬양 순서 때에는 유투브로 찬양을 듣기만 했어. 두 주 전에 비로소 찬양을 입술로 부르기 시작했지. 그리고 오늘 너희들이 해주는 performance를 너무나 고마워하신단다. 그래서 너희들 헌신이 너무너무너무 고마워.” 어린 아이들이었지만, 이 이야기를 듣더니 너무 안타까워 해 주었고 평소보다 더 열심히 워십댄스에 임해주었다. 기특한 아이들을 위해, 그랜드 부풰에서 점심을 사주었다. 장소가 그랜드 부풰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환성을 질렀다. 너무 가고 싶었다는 것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워십댄스에 임해준 아이들에게 감사한다.

뒤를 이어 우리 교회의 자랑 트리오 순서가 이어졌다. 은선, 선영, 가연! 미세하게 서로 다른 바이브레이션의 조합이 너무나 좋았다. 누구하나 튀지 않으면서 잘 어우러진 화음에 심겨진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았다. 유스는 몸으로, 트리오는 목소리로 하나님께 영광 돌렸다. 우리 모두에게도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FYI: 제일교회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는 영상은, 예배 때 녹화가 되지 않아서, 예배 후 다시 녹화한 것이 올라간 것임. 찬양이 너무 좋아, 내가 떼(^^)를 써서 다시 녹화함. 웃으며 흔쾌히 재녹화를 해준 세 분에게 감사! 음향팀 성영, 충헌 그리고 교회 앞까지 왔다가 돌아간 천하에게도 감사^^)

다음은 설교 순서! 1년에 두어 차례 한국예배 때 영어로 설교한다. 이 날이 바로 그날이었다. 특히 요즘 친해진 (동령 성도의 남편) Bob이 부활주일 예배에 참석한다고 약속을 해서, 더욱이 영어로 설교를 하겠다고 했다. 그 외에도 영어권인 유스들과 제시와 케이티, 그리고 한국어를 곧잘 하는 잘하는 베카, (보라 남편) 제임스와 (세민 남편) 알렉스를 위해서도 1년에 한 두 차례 영어로 설교하는 것은 “배려”라고 생각했다. 특히 내가 이날 영어로 설교한다는 것을 전해들은 제이슨(데이빗 동료 변호사)도 참석을 했다. 제이슨과는 야외에서 농구를 하다가 친해진 케이스인데, 예수를 믿지는 않지만 교회에 대한 마음의 문을 약간씩 열어가고 있는 친구이다.

오히려 오전 미국교인들 앞에서 설교할 때는 담대하게 영어로 말하곤 하는데, 한인 회중들 앞에만 서면 내 영어가 더 초라해지는 듯했다. 전날 조이(막내)에게 일대일 튜터를 받았다. 내가 그동안 잘못 발음하고 있는 단어를 20개 넘게 교정 받았다. 거의 한 시간 동안 교정을 받았고, 몇 번이나 영어 설교 연습을 했다. 그만큼 더 하나님께 맡기면서 말이다. 말 그대로 I survived! 하지만 어눌한 발음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심을 믿었기에 담대하게 설교를 마쳤다. 씨앗은 뿌려졌으니, 이제 역사하심은 하나님께 맡긴다. 설교 내용이 그러했듯 말이다. 특히 Bob과 Jason에게는 믿음의 씨앗이 곧 자라나기를 기대해 본다. (설교 후 진심으로 격려해준 규광집사님에게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