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체스터 6월 풍경 >

하나! 감격적인 찬양 resume

한국교회(KMUMC)는 오래전부터 찬양을 시작한 반면, 미국교회(FUMC)는 2년 전 팬데믹이 터진 이후로 주일 예배시 입으로 찬양 부르는 것을 못해왔다. 모두 연로하신지라, 각별히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그래서 주일 예배시 youtube 찬양 영상을 2년이 넘도록 보와 왔다. 그랬던 FUMC가 지난 6월 첫 주부터 찬양을 부르는 안을 통과 시켰고, 맹덕재 권사가 FUMC 예배에 합류하면서 예배를 여는 찬양 3곡을 다시 인도하게 되었다. 2년3개월 만에 우리의 입술로 찬양을 부르는 순간, 모두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정말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나는 일찌감치 한국 예배를 통해 찬양을 부르고 있었지만, 미국 교우들과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 함께 찬양을 부르는 순간 만감이 교차하면서 하나님께 감사했다. 팬데믹이 터지면서 우리 모두는 예배를 “모여서” 드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깨달았고, 특히 FUMC는 우리의 “입술로” 찬양을 부를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더 깊이 깨닫게 되었다. 다시 찬양을 부를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둘! “저희가 계산했어요!”

지난 월요일에 지웅이와 점심을 함께 먹을 일이 있었다. SEA Restaurant에서 월남국수를 먹었다. 지웅이의 기도제목도 들으며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분들이 우리 앞에 섰다. 준범집사와 은선집사였다. 그날 휴가를 내고 아내와 driving range에서 골프 연습도 하고 점심도 먹으로 왔다는 것이다. 너무 반가웠다. 앞쪽에서 한국말이 들리긴 했지만, 준범집사 내외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몇 마디 나눈 끝에 준범 집사가 “저희가 계산했어요!”라고 말했다. 놀랐다. 주로 내가 사용하던 “수법”인데, 그 수법에 당한(^^) 것이다. 너무 감사했다. 그분들이 떠난 후, 지웅이가 말했다. “유나 부모님이죠? 교회에 가면 꼭 유나가 와서 인사를 하는데, 그 말들이 늘 제게 에너지를 줘요. 저도 그런 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한 하루였다. 지웅이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유나 부모에게 식사 대접을 받은 것도, 특히 이날 화창한 날씨를 주신 것도… 모두 하나님께 감사했다.

셋! 엄청 아팠지만…

남선교회가 이번 달부터 두 조로 나눠졌다. 기존 모임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부득이 나눌 수밖에 없었다. 짝수 달은 액티비티로 모이고, 홀수 달은 기도모임으로 모이기로 했다. 이번 달에는 충헌집사 조에서 제안한 “페인트볼”을 하기로 했다. 남자들도 어른이 되어가면서 가끔은 동심에 어린 액티비티를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열 명 정도가 참가 신청을 했다. 당일 중간에 비가 오긴 했지만, 새로운 경험에 모두 즐거워했다. 마침 한국에서 잠시 들린 동주형제(관람자^^)도 함께 해서 좋았다. 뒤로 돌아 들어가다가 제임스에게 한 발 맞았는데 엄청 아팠다. 원영이는 구석에 박혀 안 나오는 바람에 끝까지 살아남았고, 성진 권사는 머리 윗부분을 맞아 얼얼했다고… 외국생활로 군대도 안 갔다 온 진환이의 사격 솜씨가 의외로 출중했고, 충헌 집사는 총 맞는 것을 피하려 원영이의 길(^^)을 따른 듯! 의외의 승부욕을 보인 지훈 형제와 엄호 사격을 받고 전진하길 좋아했던 지성집사까지 모두 오랜만에 동심에 젖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 액티비티는 무엇으로 결정할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넷! 세민이…

세민이는 오래 전 제일교회에 청년으로 왔던 자매이다. 잠시 로체스터를 떠났었고 지금은 알렉스와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둔 “어른”으로 제일교회에 다시 다니고 있었다. 얼마 전 세민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이다. 믿음이 없는 알렉스가 세민이가 하자는 대로 제일교회를 나오곤 했지만, 그냥 앉아만 있다 가는 형편이었다. 외국인이라 친구도 없었고, 언어의 장벽도 낮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The Well Church에 한 번 참석하게 되었다. 한국인이 꽤 다니고 있지만, 모든 예배가 영어로 진행되는 교회였다. 그런데 그곳에서 알렉스가 “처음으로” 찬양을 따라하면서 교우들에게도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단다. 언어 장벽이 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하나님이 알렉스를 이 교회로 인도하신 분명한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눈물을 글썽이는 세민이가 본인과 아들 온유는 제일교회를 너무 사랑하지만, 남편의 구원을 위해 힘든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축복해 주었다. 교회는 바뀌지만, 로체스터 한 하늘 아래 있는 한 얼마든지 교제를 이어갈 수 있으니, 우리 함께 알렉스 구원을 위해 기도하자고 다짐했다. 제일교회 온 교우들에게도 기도 부탁을 했다. 조만간 알렉스가 예수를 믿고 세례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져 올 것 같다. 알렉스 엄마에 이어 아들 알렉스까지 구원받는다면, 1등 공신은 이를 위해 밤낮으로 기도한 세민이일 것이다. 우리도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할 것을 다짐해본다.

다섯! 72nd Korean War Memorial Ceremony

6월25일 토요일 White Haven Memorial Park에서 72nd Korean War Memorial Ceremony가 열렸다. 이 행사를 다년간 돕고 있는 RKUMC 라정훈 집사에게서 부탁을 받고 Opening Prayer를 하러 참석했다. 교우들에게도 광고를 했다. 열 명 정도의 한국 전쟁 참전 베테란스들이 참석했다. 한국 전쟁 참전 사망자를 기리는 기념 바위를 중심으로 모여 예식을 행했다. 모두 18-20세 사이에 한국 전쟁 지원을 했기에, 지금은 이들의 나이가 90대쯤 되었다. 그들의 얼굴 면면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올라왔다. 그 당시 이국만리 땅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에 참여해준 고마운 분들의 얼굴을 하나씩 마음에 담아 보았다. 몬로 카운티 베테란스 대표인 Rogers가 마지막 말을 이었다. 오늘이 지난 몇 년간 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이 제일 많았던 해였다고…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고… 이 말을 들으니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고 부끄러웠다. 오히려 우리가 더 감사해야할 것인데 말이다. 사실 우리교회에서도 그리 많은 사람이 참석한 것은 아니었다. 성호네, 보민이네, 엘리네, 그리고 규광집사가 전부였다. 이 정도 참석을 하게 된 것인데, 올해가 가장 풍성했다고 하셨다. 내년에는 더 많은 교우들과 함께 참석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 해 보았던 베테란스 분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도 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에 함께 참석해준 모든 교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