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체스터 7월 풍경 >

하나! “나의 주님!”

지난 첫 주일에 가연이가 특송을 했다. 찬양은 승영이의 신곡 “나의 주님”이었다. 하은이의 피아노 반주에 승영이가 더블 베이스로, 이곳을 떠나는 희원이도 첼로로 합류했다. 승영이가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를 붙였다. “계절 지나 세월 흘러 세상 모든 것 변해도, 내 하나님 주 언제나 늘 변함없으니, 회전하는 그림자 없네!” 반주도 찬양도 너무 좋았다. 가사 하나하나 고민하며 지었을 승영이, 남편이 지은 곡을 마음으로 불러낸 아내 가연이! 이날은 이 찬양과 가사만으로도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한 예배가 되었다. 언젠가 온 성도들이 이 찬양을 함께 불러보는 날도 곧 오면 좋겠다.

둘! 매주 파송

5월에 졸업생을 보내는 것으로 이번 여름은 잠잠할 줄 알았는데. 7월에도 떠나는 이들이 끊이지 않았다. 매주 예배 때마다 “파송 기도”를 끊이지 않고 하고 있다. 희원이, 한솔이, 영경이, 찬빈이, 재은이! 그 외에 1년간 교환 학생으로 와 있던 영주도 떠났고, 규상/보금 부부도 지난주에 떠났다. 20년 째 이곳에서 목회하면서 매년 많은 이들을 떠나보내고 있지만, 단 “1”도 익숙해 지지 않는다. 청년 한 명을 말씀과 기도로 잘 양육하여 “파송”하는 것이 제일교회의 사명이 아니었다면, 이 사역은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곳에서 예수 믿어 구원받고 세례 받고 교사로 찬양단으로 섬기다 떠나는 청년들이기에 그것으로 위로를 받는다. 특히 교회에 평생 처음 나온 영주는 예수님에 대한 마음을 많이 열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다. 한국 가서도 좋은 믿음의 친구들을 만나면 좋겠다.

셋! 재연 방문

15년 전에 주일학교 교사로 섬겼던 재연이가 제일교회에 방문을 했다. 이곳에 있는 동생네를 보러 왔다가 주일 예배에 참석한 것이다. 쌍둥이 두 딸과 함께 말이다. 주차장에서 올라 올 때부터 긴가민가했는데 바로 그 재연이었다. 이제 재연이가 알고 있는 성도는 사랑목장 두어 분과 혜정 집사, 여견 권사 정도인 듯하다. 모두들 너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식당에서 일하던 재연이를 처음 만나서, 예수를 전했었다. 제일교회에 나온 재연이는 일대일 제자훈련을 마치고 세례까지 받았다. 그 후 교사와 목자로 그리고 라이드로 섬겨주었던 그때가 생각난다. 이제 아기 엄마가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어릴”적 청년 그대로이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너무 반가웠다. 재연이가 살아가는 그곳에서도 늘 예수의 사랑을 전하며 살아가길 기도해 본다.

넷! 승민아!

휴가 가기 전에 임승민 형제에게서 연락이 왔다. 여자 친구랑 로체스터에 올라온다는 것이었다. 승민이를 기억할 것이다. 신장에 심각한 이상이 생겨서 정상적인 활동을 못했던 청년이다. 로체스터 대학에 대학원생으로 공부하다가 1년을 채 마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매주 두어 차례 투석을 해야 했고, 어떨 땐 병원 신세를 지지 않기 위해 투석기를 몸 밖에 달아 놓아 스스로 투석을 하는 것도 시도해 봤다. 그때 한번 뉴저지로 승민이를 만나러 갔었는데, 얼굴색도 너무 안 좋았고, 몸 고생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한지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스 교사로 헌신하고, 심지어 수련회에도 참석하면서까지 아이들을 돌보았다고 한다. 그땐 저녁마다 스스로 투석을 하며 수련회에 임했었다고 한다. 절망하고 모든 것을 포기할 만도 했을 텐데, 오히려 주님과 더 가까워진 시간이 된듯하다.

그랬던 승민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승민이와 “맞는” 신증 기증자가 나타났고,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수술을 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동안 제일교회 성도들이 승민이를 위해 얼마나 간절히 기도해 왔는지 모른다. 2021년 5월13일 수술을 했고, 17일 퇴원을 했다. 그 후 3개월이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새로 이식된 신장이 승민이 몸을 reject할 수 있기에, 이 시간을 무사히 넘겨야만 했다. 모든 성도들이 함께 기도했고, 드디어 승민이는 완전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런 승민이가 로체스터에 온 것이다. 여자 친구와 함께 말이다. 고통의 시간동안 큰 힘이 되어주었던 데이빗강 가족도 함께 나왔다. 눈앞에서 활짝 웃으며 함께 이야기 나누는 승민이를 보고 있자니, 하나님은 정말 선하시며 놀라우신 분이심이 느껴졌다. 아픈 순간에도 감사로 버텼지만, 인내의 시간을 잘 견딘 후 이렇게 새로운 건강의 복도 허락하심에 감사드린다.

이제 일상의 복을 누리면서 늘 하나님 앞에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덤으로 사는 인생이다. 그래서 더 값진 하루하루인 듯하다. 특히 그동안 기도해 주신 제일교회 모든 교우들에게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 그렇다. 기도를 통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제일교우들의 기도를 들으셨고, 이렇게 아름다운 회복을 허락하셨다. 교우들에게도 감사하고, 승민이를 늘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