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진 — 로체스터 흙내음 소리

옛날 사진 — 로체스터 흙내음 소리

집안을 정리하다 보니, 눈에 낯선 비디오 테잎이 하나 발견되었습니다. 이게 뭔가 하는 맘으로 캠코더에 넣고 플레이를 시켜 보았더니, 어디서 많이 보던 사진들이 눈에 띠였습니다. 오래 전에, 제가 몇몇 사진들을 캠코더로 녹화 떠놓았던 바로 그 테잎이였습니다. 앞부분을 보다 보니, 제가 군입대하여 논산에서 6주 훈련받고 가족들과 짧은 시간동안 면회를 하던 장면도 있었고, 군 제대후 필리핀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했던 사진도 있었으며, 대학에 갓 들어가서 주일 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던 장면도 있었습니다.

하나 둘씩 살펴보니, 정말 옛날 생각들이 저절로 나더군요. 한국에 있을 때도, 가끔씩 옛날 사진을 보곤 했었습니다. 그곳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추억들이 담겨 있습니다. 소중한 추억들을 잊지 않으려고 찍은 사진들이었기에, 옛날 사진들을 볼 때면, 미소가 절로 흘러나온답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촌스러웠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사진조차도 정말 귀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런데 지나간 사진들을 볼 때마다, 동시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이 있어 깜짝 놀라곤 합니다. 인간들도 옛날 사진들을 이렇게 찍어 기록으로 남기는데, 우리의 모습을 보시고 계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기록을 어떻게 남기시고 계실까? 우리의 마음까지도 감찰하신다고 했는데, 우리의 악한 생각과 그 행위 하나까지도 하늘의 필름으로 기록하고 계신다면…..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순간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나빴던 행위는 제쳐 두고서라도, 우리가 날마다 짓고 살아가는 마음의 죄까지 기록하고 있는 하늘의 필름이 있다면 얼마나 기가 막힐 노릇입니까!

인간은 누구나 죄를 짓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그 죄를 덮을 수 있는 길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벧전4:8)

그렇습니다. 내가 죽어 심판대 앞에 섰을 때, 하나님의 명령대로 이웃을 사랑했던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내가 평생 지으며 살았던 죄악의 필름들은 하나 둘씩 가려질 것입니다. 이제부터 주님이 원치 않는 것은 “의지”를 가지고서라도 끊어 버립시다. 그리고 주님 안에서, 인간의 방법이 아닌 주님이 원하는 방법을 가지고, 서로 사랑하며 삽시다.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답니다. (2003년 9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