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한인회 주최로 족구 대회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여섯 명이 정원인데, 우리 교회 성도들은 운동과 친한 분들이 별로 없어서 선수 구성에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은혜(?)로 가까스로 정원이 채워졌습니다. 구성 인원을 보면, 족구가 뭔지 모르는 분 2명, 알긴 알아도 한번도 족구를 해본 적이 없는 분 2명, 해보긴 했지만 팀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 한명(이진국목사)!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팀 구성이었습니다. 그래도 왕년에 축구 선수였던 옥영곤 집사님이 계셨기에, 거기에 우리의 모든 희망을 걸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결전의 날이 다가 왔습니다. 밤새 비가 오긴 했지만, 한인회에서 강행하기로 해서, 우리도 일찌감치 준비를 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우리는 족구 자체보다는 여러 성도들이 가족들과 함께 공원에서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을 더 기쁘게 여기는 듯 했습니다. 오랜만에 나들이를 하게 되어 아이들도 기뻐했고, 최선이 성도가 맛있게 재어온 고기로 점심을 나눌 수 있어서 또한 모두 즐거워했습니다.
점심 식사 후,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팀 구성은 변변치 않았지만, 우리 역시 우승을 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경기 전에 타교회의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와 막상막하처럼 보였기 때문이었지요. 게다가 우리의 응원부대 또한 ‘짱’이었습니다. 김 사모를 위시한 여성도들의 열심은 하늘을 찌르는 듯 했습니다. 든든한 응원을 뒤에 업고 드디어 경기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제일 강한 팀 중에 하나인 팬필드 교회와 첫 판을 맞게 되었습니다. 경기는 거의 비등하게 나갔습니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아쉬운 패배고 말았습니다.
곧 이어 두 번째 경기를 하였습니다. 역시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장로교회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응원도 여전히 우리를 밀어 주었지요. 하지만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약간 휴식을 취한 뒤, 이번엔 벧엘교회와 맞붙었습니다. 이젠 응원단도 또 지려니 생각했는지, 우리가 포인트를 올려도 반응이 시큰둥해졌습니다. 더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실수를 하지 않는 벧엘 앞에 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성적은 3패!
옥집사님이 선수들에게 “그래도 1승은 해야지 않겠느냐”고 격려를 하셨습니다. 마지막 상대는 심우회, 노련한 노장팀이었습니다. 이대로 침몰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열심을 내었지요. 이런 열심히 안타까워 보였는지 응원단도 다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열심을 내었습니다. 몸을 던졌습니다. 친선 경기이긴 하지만, 1승에 목말라하는 우리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귀중한 1승을 따냈습니다. 처녀 출전한, 그리고 족구가 뭔지도 몰랐던 우리들이, 족구를 해 봤어도 도움이 안 되었던 우리들이 드디어 1승을 따냈습니다. 첫 출전에 4강, 4위를 한 것이었습니다. 총 몇 팀이 참석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묻지 마십시오!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1승한 것이 마냥 기뻤습니다. 응원단도 파도타기로 승리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사실 1등을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오늘 우리 교회가 얻은 소득은 서로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장년부 대표(?)로 나오신 옥집사님과 청장년들의 어우러짐을 보면서 많이 흐뭇했습니다. 사실 옥집사님은 경상도 사나이로 말씀이 별로 없으신 분이십니다. 하지만 이번 족구 대회를 통해 젊은 성도들과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이 목회자인 저에게는 두 배의 기쁨으로 다가와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교우 모두가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어간다면, 그래서 사랑이 흘러 넘치는 교회가 된다면, 로체스터 땅의 상처받고 외로이 살아가는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어 드릴 수 있는 귀한 교회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 내년 목표는 2승입니다. 그때는 더 많은 어른들과 젊은이들이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을 기대해봅니다. 제일감리교회 파이팅. ^.^ (2003년 10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