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교회에 다니지 않는 몇몇 분들에게 매주 주보를 발송하고 있습니다. 늘 기도하는 맘으로 말입니다. 이 작업을 이운섭 권사님이 하고 계십니다. 주일날 예배 후에 주보 20여장을 가지고 가셔서, 주초에 주보를 발송하십니다. 하루라도 빨리 보내고자 하는 마음에, 주초에 가장 먼저 하시는 일이 주보 발송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지난주에는 권사님 내외분이 out of town을 하셔서 김희연 사모가 그 일을 대신 하게 되었습니다. ‘다녀오셔서 해도 늦지 않을텐데’ 라고 생각했었는데, 주보를 기다리는 분들이 있기에 최대한 빨리 발송을 해야한다고 하시더군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것이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주 주보를 받지 못하신 권사님에게도 주보를 얼른 가져다 드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사님이 하시는 일 중 또 하나가, 오는 손님들에게 주보를 건네주며 전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Lee’s-식품점을 운영하심).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주보를 갖다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화요일 새벽 6시, 여느때보다 조금 서둘렀습니다. 그날은 학교(캐나다 맥매스터)에서 시험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학교로 출발하기 전에, Lee’s에 들러 문고리에 주보 뭉치를 매달아 놓으려 했기 때문이었지요. 아침마다 운동을 하시고 일찍 가게로 나가시는 이형주 집사님이 혹시나 계실까 하는 맘으로 갔지만, 역시나 아직 아무도 없었습니다. 주보를 담은 봉지를 문고리에 매달아 놓고, 흐뭇한 맘으로 차에 올라탄 후 후진을 했습니다.
“우지직!” 그때 갑자기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얼른 차에서 내렸습니다. 아뿔싸! 이게 웬일입니까! 깜깜했는지라 뒤에 있던 조명용 기둥을 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뒷 범퍼가 보기 흉하게 움푹 패어졌습니다.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습니다. ‘얼마나 들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하나님께 감사 드렸습니다. 맘으론 힘들었지만, 입술을 열어 계속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중얼거리며 운전을 했습니다. 하지만 자꾸 흉하게 찌그러진 뒷 범퍼가 떠올랐습니다.
아내와 통화를 했습니다. 아내도 놀랐습니다. 아마 많이 속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내도 아내 나름대로, 저 또한 저 나름대로 감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놀라운 것은 이 사건으로 하나님께 많은 것을 회개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사고들의 원인이 ‘죄의 댓가’ 라고만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생각지 못했던 많은 잘못들이 떠올랐습니다. 학교 채플에서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께서 제 맘에 잊고 살았던 ‘감사거리’를 주시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를 살면서 감사해야할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데도 감사하지 못한 제 모습이 떠올라 또다시 회개하며 기도했습니다.
사건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마음만 쓰릴 뿐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저와 제 아내의 마음속에 회복되어진 것이 많음을 발견합니다. 특히 한시라도 주님의 돌보심이 없다면 우린 일분 일초도 살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우리에게 오늘 하루도 생명을 허락하신 하나님, 건강을 허락하신 하나님,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비록 떨어져 산다 할지라도), 서로 힘이 되어주는 성도들, 운전대를 늘 잡아주시는 주님, 조그만 교회지만 선교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심, 무엇보다 힘들 때 내 음성을 들어주시고 함께 아파해 주시고 내 눈물을 닦아주시고 다시 일으켜 세워주시는 아버지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 이젠 감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늘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 나머지, 감사하지 못한 아니 감사하지 않았던 것까지도 감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하나님 사랑해요. 정말로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2003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