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같지 아니하면….. 이런 기도만이

며칠 전 ‘윤주카페'(우리 가족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동생이 올린 짤막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곤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니가 주일 저녁에 대림성모병원에 입원을 하셨다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곳에 다녀가신 뒤, 쉬지도 못하시고 바로 필리핀으로 가셔야만 했었습니다. 그곳에 새로 건축한 교회 봉헌예배와 목회자 세미나 인도를 하셔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환갑이신 지라 건강을 돌보며 사역을 하셔야 할텐데….

한국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니와 몇 번 통화를 시도했지만, 통화상태가 불량하여 제대로 대화를 하지 못했습니다. 몇 시간 뒤에 아버지와 통화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전날 어머니 곁에서 병간호를 하신 모양이었습니다. 아버지 말씀인즉, 피로해서 생긴 병이라고 하더군요. 가슴과 복부에 혹 같은 것이 보이는데, 검사에 들어갔으니 며칠 뒤에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더군요.

순간 초조함과 감사함이 동시에 밀려 왔습니다. 저를 캐나다로 유학을 보내시면서, 공항에서 저를 껴안으시고 “진국아, 잘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엉엉 우시던 어머니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이곳에 오셔서 함께 기도하던 중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또 우시던 어머니가 생각이 났습니다.

요즘 찬수와 지혜가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QT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지요. 한번은 제가 찬수 침대에서 잔 적이 있는데, 아침이 눈을 떠보니 찬수가 책상에서 어린이 QT책을 읽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때로는 바쁘다는 이유로 하지 못하는 QT를 어린 찬수와 지혜는 늘 하는 것이 정말 대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그것은 자기 책상들 앞에 기도해 드려야 할 분들의 이름을 적고 매일 중보기도하는 일입니다. 거기에는 ‘김창규권사님/김순희집사님’의 이름과 ‘윤영지 할머니’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할머니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할머니 몸 속에 정체불명(?)의 혹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할머니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내가 말하기를, 할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는 두 아이와 아내가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찬수가 먼저 기도를 했는데, 엉엉 울면서 기도를 하더랍니다. “하나님, 할머니 아프면 안돼요. 암이면 안돼요. 그러면 할머니 보고 싶어도 볼 수도 없고…. 얼른 낫게 해 주세요.” 어떻게 그렇게 눈물이 나올 수 있는지, 제 아내도 놀랐답니다.

물론 저도 매일 같이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곤 찬수가 울면서 진심으로 기도 드린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자가 없느니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어린아이 같지 않으면!” 찬수는 아직 어린 아이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갖기 힘든, 순순한 맘을 가지고 기도를 올려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저 사랑하는 맘으로, 그저 안타까운 맘으로 말입니다. 이것저것 다 계산하며 살아가는, 앞뒤를 잰 후에 희생하고 순종하는, 우리의 이기적인 뜻으로만 기도하기 쉬운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생각할 때, 정말 우리가 회복해야 할 맘은 바로 “어린아이 같은 맘”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게 매달려 보렵니다. 모든 문제 앞에서 어린아이 같이 그렇게 매달려 보렵니다. 물론 성숙한 기도가 필요하겠지만, 때론 너무 힘이 들면, 그저 어린 아이처럼 매달려 보렵니다. 그럼 하늘 아버지께서도 서둘러 제게로 달려오실 것이라는 어린 아이 같은 믿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어제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다른 곳에는 이상이 없다는 판명을 받았답니다. 할렐루야! 하지만 신장에 조그만 이물질이 발견되어 지금 큰 병원으로 정밀검사를 받으러 가신다고 합니다. 우리 식구로 끝까지 기도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찬수의 기도처럼 어린아이 같은 맘으로 더 기도할 것을 다짐해봅니다. 어린아이 같은 맘으로 말입니다. (2003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