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한명에, 학생 두명! — 로체스터 흙내음 소리
제가 이곳에 온 지도 넉달이 지났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목회 한다고 하지만, 늘 한 쪽 맘에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의 식구들이 그리 많은 것이 아니기에, 늘 교사가 부족해 왔습니다. 특히 2세나 1.5세 자녀들을 교육할 자원이 없었습니다. 주일 학교는 본교회 즉 미국 교회와 연합으로 운영되기에 그런 대로 나은 편이지만, 중고등부를 위한 예배나 프로그램은 전무한 형편입니다. 학생도 많은 것은 아닙니다. 정기적으로 나올 수 있는 아이들은 다영이와 우현이 두 명뿐입니다. 하지만 교사가 없다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아이들을 방치해 온 것입니다. 특히 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아이들을 교육하려면, 교사 또한 영어에 문제가 없어야만 했기에, 학생회 예배 문제는 늘 고민으로만 다가왔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계획도 세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김동진 집사님과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학생회 예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며 복음을 심어줘야 할 아이들이 지금 그대로 방치되어, 복음이 뭔지 예수님이 누군 지도 모른 채 시간이 흘러가고 있음이 너무 마음 아프다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김동진 집사님도 같은 마음을 가지고 왔던 것입니다. 사실 집사님은 그 동안 예배전 찬양 인도를 맡아 왔었습니다. 하지만 찬양 인도를 해 오면서도, 그 아이들에 대한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내가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교사를 해도 좋을 텐데…. 하지만 목사님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겠고….나에게 그런 자질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런 생각을 그 동안 죽 해왔답니다.
교사에 대한 자질이란 것이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자질 중 으뜸은 바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줄 수 있고, 복음을 전하면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준비만 되어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물론 김집사님이 전에 아이들을 정식으로 가르쳐 본 적은 없습니다. 교회에 아이들을 위한 교제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중고등부를 위한 기가 막힌 프로그램이 확보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들도 단 두 명뿐입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아이들이 따라 주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사도 단 한 명이기에 중간에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작합니다. 단지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 마음 하나만 가지고 시작합니다.
오늘은 학생부 예배가 시작된 지 석주 째가 되는 주일입니다. 그 동안 김집사님이 해오던 찬양 인도는 제가 맡기로 했고, 얼마 안되는 성가대의 빈자리는 정문식 형제가 함께 하기로 했으며, 성가 복사는 김종후 집사님이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대예배를 드리지 못함으로 설교를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침에 조금 일찍 나와, 그날 설교 말씀을 저와 미리 나누기로 했습니다. 겉으로는 모든 것이 잘 되어 가는 듯 합니다. 하지만 늘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사역은 우리 모두의 몫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을 보며 그리고 이를 위해 수고하는 교사를 바라보며 항상 격려하고 기도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교사 한 명에, 학생 두 명! 자신들의 교사가 생겼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다영이와 우현이, 그런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김집사님. 성경 공부를 통해 많은 것을 질문하는 아이들, 이런 학생들의 반응에 더 힘을 얻는 김선생님. 비록 두 명으로 시작한 학생회 모임이지만, 이 모임 속에 아름다운 결실들이 벌써 영글어 가는 듯 합니다. 이제 복음을 안고 뿌리기 시작한 사랑의 씨앗이,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기도와 함께, 풍성하고 아름다운 결실로 다가 올 것을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