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처음 이사 오던 날 저희 가족을 함박웃음으로 받아 주시던 권사님.
유학생들에게 사랑으로 복음을 심어주어, 그들을 세상 속으로 파송하는
일이 우리교회 사명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시던 권사님.
말씀 끝에 항상 애기처럼 환하게 웃으시던 권사님.
어떤 일보다도 주님께 받았던 은혜를 자랑하시던 권사님.
입원하신 후에도 주일 예배 시간에 맞춰 병실을 돌며 찬송하고 기도하시던 권사님.
병실에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복음송을 부리며 ‘이렇게 좋은 찬송을 왜 그동안 많이 못 불렀을까!’하시던 권사님.
사택 지하에 물이 찼다는 소식에 안타까워 하셨다는 권사님
이번 성탄절에는 교회에 나와 함께 예배드릴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며 좋아하셨던 권사님.
며칠 전 심방 갔을 때, 목사가 왔다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신 후 저를 한참 바라보셨던 권사님.
…… 이젠 아픔과 고통을 뒤로한 채, 사랑의 아버지 품에 안겨있을 권사님.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이운섭 권사님과 긴 통화를 하셨다고 합니다. 눈만 감으면 십자가가 보였답니다. 그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흘리신 보혈이 떨어졌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답니다. “내가 너의 모든 죄를 용서했노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권사님은 퇴원해서 이것을 모든 성도들에게 간증하고 싶다고 하셨답니다. 하지만….. 그런 환상을 보여주시고, 그런 음성을 보여주신 이유는 아마도…. 권사님으로 하여금 세상 떠날 준비를 시키기 위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평생 주님을 위해 헌신하셨던 권사님. 분명 고쳐주실 줄 믿었지만,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한다고 하셨던 권사님. 이제 권사님은 눈물도 없고, 고통도 없는 하나님 아버지 품에 안기셨습니다. 우리 믿는 자들이 간절히 갈망하는 아버지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게 되었습니다.
권사님께서 사명 다함에 있어, 여기까지가 하나님이 허락하신 삶의 분량이었기에 하나님이 그 영혼을 손수 모시고 간 것입니다. 그냥 죽는 것으로 인생이 끝나는 것이라면, 마냥 슬프고 아프기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잠시 권사님을 못 보는 것뿐입니다. 이제 우리도 그 뒤를 따를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을 지켜 권사님을 뒤 따라 갈 날이 곧 올 것입니다. 그날 우리는 승리에 도취되어 기쁨으로 권사님을, 우리를 위해 생명까지 내어 주신 예수님을, 바로 그 하나님을 만나 뵐 것입니다.
이제 김순희 집사님과 두 자녀 정아와 재훈을 위해 기도합시다. 믿음이 있기에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인지라 흐르는 눈물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어제 임종 예배를 가족들과 드리면서 느낀 것은, 권사님께서 믿음의 유산을 유족들에게 잘 심어주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권사님의 마지막 가는 길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믿음만이 우릴 다시 만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기에, 믿음을 남겨두고 가신 권사님의 흔적이 너무나 소중히 보였습니다.
여러분 명심하십시오. 우리 모두 죽음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믿음 없이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겠습니까? 아니면 믿음을 지켜 아름다운 부활을 약속 받으시겠습니까? 믿는 자에게는 죽음이란 없습니다. 권사님 또한 죽으신 것이 아니라, 영원한 삶을 위해 돌아갈 곳으로 돌아가신 것뿐입니다. 바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품으로 말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이유랍니다. 죄 많고 의심 많은 여러분과 저를 위해서 말입니다.
“하나님 이제 권사님의 영혼을 주님께 맡깁니다. 권사님 이제 평안히 쉬십시오. 우리도 신앙을 지켜 그 뒤를 따를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딤후4:7-8) (2003년 1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