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체스터에서의 첫 성탄절 – 로체스터 흙내음 소리

올해도 어김없이 성탄절이 돌아왔습니다. 근 한달 동안 연습한 주일학교 아이들이 “Mission Possible”이란 제목으로 성극을 준비했습니다. 미국 교회와 연합 예배로 드려서 예배당이 꽉 찼습니다. 다른 특별한 순서 없이 아이들 성극으로만 예배를 대신했습니다. 한국식으로 준비하는 성탄 예배에 비해 간단하기는 했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덜했습니다.

성탄 전야 예배는 미국 교회에서 본당을 사용하기에, 우리는 예배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대신 청장년 모임을 성탄 이브에 사택에서 가졌습니다. 서로 선물을 준비했고, 맛있고 재미있는 음식을 준비하여,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밤 늦게까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성탄 아침! 사실 미국에서는 성탄 당일날 예배는 잘 드리지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우리 경우에도, 한국으로 또는 미국내 다른 주로 여행간 성도들이 많은지라, 이날 모일 수 있는 인원은 극소수일 것이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맞벌이 하시는 분들도 많아, 이날만큼은 편히 쉬었으면 하는 생각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탄절 예배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몇 명이 나오든 주님 태어나신 날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어느새 싼타가 성탄절의 주인공이 되어 버렸고, 이날의 의미를 되새기기 보다는 여러가지 선물 목록을 놓고 씨름하는데 시간을 허비해야 되며, 예수님이 왜 태어나셔야 했는지 묵상하기 보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닌 것에 불평하기 쉬워진 우리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크리스마스! 기분 좋은 날입니다. 박애주의의 상징인 ‘싼타’가 많은 선행을 베풉니다. 선물을 주고 받으며 지난 일년간의 스트레스를 모두 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날의 의미를 반드시 깨닫고 지나가야 할 것입니다. 싼타에 앞서 예수님이 누구인지, 선물에 앞서 그분이 왜 태어나셨는지,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앞서 성탄에 태어나신 예수님이 왜 십자가에서 돌아가셔야 했는지에 대해 말입니다.

이 날은 백 번 죽어도 마땅한 죄인된 우리를 위해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입니다. 십자가의 처절한 죽음을 감당하기 위해 성육신 하신 날입니다. 못난 나를 위해 고난의 길을 대신 걷기로 하신 예수님이 이 땅에 첫발을 내디딘 날입니다. 이날은 여러분과 저를 위한 날입니다. 그저 선물 때문에 좋은 날이 아니라, 단지 아름다운 성탄 츄리와 훌륭한 아이들의 성극때문에 기분 좋은 날이 아니라, 죄라는 굴레를 끊어주시기 위해 오신 주님을 생각하기에 기쁜 날이 되야 합니다. 몇 명 모이지 않을 성탄절 아침 예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모임을 갖기로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딱 열명이 모였습니다. 그래도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예배 드렸습니다. 적은 인원이었지만, 모인 모든 성도가 4부로 나누어 하나님께 특송을 올려 드렸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분주했던 성탄 분위기를 잠시 뒤로 한채, 두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하고 이날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보았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성령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배 후에는 서로 진한 허그(hug)로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만찬(?)을 나누었습니다. 이름하여 미역국 수제비! 여느때보다 ‘진국’이었습니다.

헌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하나님께 죄송하지만, 성탄 예배를 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이곳 방식대로 예배를 드리지 말고 가족과 함께 보내라고 할까. 사실 성탄 주일 예배만으로도 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답니다. 하지만 결론은 몇명이 모이든 매년 성탄절 예배(12/25)를 드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이번 성탄절 예배 직후에 하게 되었지요. 하나님이 너무나 우리 예배를 기뻐 받으셨다는 마음이 강했답니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더 가까이 만난다는 사실, 이 감격을 늘 간직하고 싶습니다. 이런 감격을 가지고 이 글을 읽는 모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 뉴 이어~~ 예수님이 여러분을 사랑하신답니다. 아주 많이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