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날 받은 사랑의 편지 – 로체스터 흙내음 소리

이번 주는 ‘발렌타인 데이’가 있는 주간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날 여자가 남자에게 쵸콜릿을 줍니다. 그리고 ‘화이트 데이’(3월14일)가 따로 있어, 이날에는 남자가 여자에게 캔디를 선물합니다. 하지만 미국에는 ‘화이트 데이’가 따로 없습니다. 대신 ‘발렌타인 데이’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조그만 선물을 나눕니다.

오늘 지혜가 학교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림 카드였습니다.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학교에서 만든 것 같았습니다. 위쪽에는 예쁜 그림들을 그려 놓았고, 그 밑에 짤막한 글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카드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예뻐 보였습니다. 몇 번씩 물어 보았습니다. “이거 네가 쓴거니? 선생님이 좀 도와 주셨니? 책에 나온 것을 카피한 거니?”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생각해서 글과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빠와 엄마를 이렇게 사랑한다며 쓴 글입니다. 그저 ‘사랑한다’는 표현만 말 줄 알았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사랑을 표현해 보지 못해왔던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까?

< Dear Mom and Dad > – Love Sophia (지혜)

I love you like clocks love numbers.

I love you like Valentine’s love hearts.

I love you like snowman loves snow.

I love you like beds love pillow.

I love you like hands love mittens.

I love you like hats love heads.

I love you like a flowers love the sun.

I love you like a sandwich loves eggs.

조금 틀린 곳도 보이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 글의 공통점은 각 행의 두 가지 요소가 항상 붙어 다니는 하나의 짝이라는 사실입니다. 시계가 숫자를 사랑하듯, 침대가 베개를 사랑하듯, 모자가 머리를 좋아하듯, 그리고 샌드위치가 계란을 사랑하듯, 그렇게 엄마와 아빠를 사랑한다는 내용입니다. 엄마와 아빠를 사랑하는 지혜의 맘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이런 ‘고백’이 나올 수 없는 것임을 알기에, 뽀뽀를 열 번이나 해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 함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언뜻 생각나지 않는다면, 잠시 모든 일손을 멈추고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예수님, 허물 많은 우리를 지금도 용서하시며 인내함으로 기다리시는 예수님을 나는 과연 어떤 언어로 표현하면 좋을까?’

사실 그 사랑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예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요즘 예수님 보다는 다른 것들에 더 정신이 팔려 있지는 않은지….. 예전에 뜨겁게 주님을 사랑하던 그 맘이 이젠 식어 버리지는 않았는지….. 과연 내가 주님의 말씀처럼,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는 있는건지…..

우리 이제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합시다.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아, 주님께 그 사랑을 보여 드립시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샌드위치가 계란을 사랑하해 늘 함께 하듯, 손이 장갑을 사랑해서 늘 함께 하듯, 눈사람이 눈을 사랑하여 늘 함께 하듯, 우리 또한 주님과 함께 해 드려야겠습니다. 아니 함께 해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전부를 주신 예수님은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시길 원하십니다. 문을 열고 주님과 하루 하루를 동행한다면, 그 모습이야말로 주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사랑 편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