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지만,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조그만 사랑운동에 동참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해관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 목욕봉사를 다녀온 조부영 청년이 제게 보낸 글을 이곳에 싣습니다. 읽고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샬~롬~~~주님의 이름으로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잘 다녀왔습니다.
지난해 12월 첫째 주에 다녀오고 두달여 만에 오늘(2/28)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왠지 모르게 몇 주전부터 아이들도 보고 싶고,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답니다. 드디어 2/28일이 되고 해관보육원을 간다고 생각하니 마음부터 들떠 있었어요.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남양으로 내려오면서, 김밥과 음료수를 사서 저희들이 항상 만나는 동사무소 주차장으로 갔답니다. 한설이가 먼저 기다리고 있고 조금 있으니, 교회 봉고차가 왔지요. 전도사님과 정혜, 그리고 몸이 아파 일주일동안 고생한 김명자 집사님도 동참해 주셨답니다. 현미는 어린이 집에 일이 많아 함께 가지 못해 너무 미안해 하고 아쉬워했지요. 제가 김밥을 사왔는데, 한설이두 김밥과 라면 그리고 찐빵까지 사와서, 함께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열심히 먹었지요. (아이들을 씻기려면 저희들이 먼저 힘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지난번에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은 생각이 나는데, 이름이 전혀 생각이 나질 않는거예요. 암무튼 그 아이들이 나왔으면 하는 맘으로 보육원엘 도착했어요. 일단 사무실에서 간단한 방문일지를 쓰고,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남자아이 2명, 여자아이 3명이 나왔어요. (아이들은 어른 수에 맞춰서 보내 준답니다….나중에 물어보니 저희들 힘들까봐 1인당 1명만 보내주는 거래요. 담엔 더 많이 보내주셔도 된다고 했어요.)
그중 남자아이 한명만 처음만나는 아이이고 나머지 네 명은 저희들이 거의 6개월 정도 만났던 아이들 이었어요. 남자아이 이름은 노현진(5세), 문성태(5세), 여자아이는 변혜림(7세),임정민(5세),이다은(5세) 이랍니다. 제가 아이들을 너무 예뻐하지만 이 어린아이들은 정말 예뻐요.
노현진이란 아이는 항상 한설이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꼭 아빠란 호칭을 쓰면서(첨엔 27살 청년이 아빠란 소리에 놀랬대요) 헤어질 때가 되면 안떨어지려고 눈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다음에 꼭 온다는 약속을 해야만 손을 흔들고 뒷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가요. 오늘은 사진을 찍었는데, 제일 늦게 방으로 들어 가더군요. 제일 아쉬운 시간이죠!! 개구장이면서(첨엔 목욕탕에서 뛰어 다니다가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대요.) 수줍음도 많이 타고 수다쟁이예요. 햄버거를 먹으러 가면 햄버거두 잘먹지만, 감자볼이란 튀김을 잘 먹어요. 그러면서 옆에 저희들이 있으면 케찹을 찍어서 먹여주고 자기손에 케찹이 묻었으면 자기가 손가락을 빨아먹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예쁜지 모르겠어요. 그리구 그손으로 또 줘요…ㅎㅎ
문성태란 아이는 오늘 처음 봤는데, 현진이랑 동갑이지만, 생일이 많이 늦는 것 같아요. 아직 발음이 새어나가서 “이름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문덩태”라고 대답을 해요. 귀엽죠!! 흰피부에 큰눈을 가진 밝고 씩씩한 아이랍니다. 단점이 있다면 뭘 물어보면, 항상 반대로 대답을 한다는 거예요. 햄버거를 먹고 헤어지는데, 사진찍자고 하니까 뒤도 안돌아 보고 방으로 뛰어가는걸 잡아서 사진을 찍었어요. 깨물어 주고 싶은 아이랍니다.
혜림이를 만난 건 작년 초였을 거예요. 그때는 말도 없고 그냥 웃기만하면서 햄버거랑 치킨만 먹던 아이였어요. 지금도 먹는 건 1등이지만, 또래 아이들보다는 활발하지가 못했는데, 일년이 지난 지금은 너무 밝고, 키도 많이 컸고, 혼자서 옷도 갈아입는 아이로 변했답니다.
정민이는 우리가 만난지 6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첫인상이 너무 좋아요. 정민이를 보면 예전에 신외리 동굴파(!!)생각이 나네요. 터질 듯한 볼에 눈은 작지만, 항상 웃는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5살인데도 너무 의젓하고 조용해요. 제가 목욕탕에서 장난기가 발동해서 슬그머니 다가가는데 무서워하면서 도망을 가더니 한참을 제 곁으로 안 오는 거예요. 민망해서 혼났어요.
다은이도 정민이랑 같은 날 만났지만, 처음엔 3살 정도 되는 줄 알았어요. 5살 아이들보다 키도 작고 말도 없이 입을 내밀고 화난 아이처럼 있었어요. 지금도 처음 보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지요. 그런데 오늘은 정혜한테만 딱붙어서 때밀구 햄버거도 먹고 그랬어요. 아직도 많이 늦은 것 같지만, 전보단 많이 컸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목욕하고 나오면 항상 음료수(팽돌이)를 먹어야 나오는 아이고, 햄버거를 먹으러 가면 한숨만 쉬고 주는 대로 먹던 아이였는데, 오늘은 치킨만 먹었어요. 콜라를 마셔도 콜라보다는 얼음만 먹는 아이랍니다. 다은이랑 정민이랑 첨엔 쌍둥인 줄 알았어요. 진짜 많이 닮았거든요. 목욕을 하고 옷을 입는데, 한 아주머니가 손녀딸을 데리고 목욕탕엘 왔는데, 옷 벗겨 주고 하는 모습이 부러웠는지, 정민이란 아이는 한참을 그 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고 쳐다보고 있는데, 가슴한편이 찡~하더군요.
처음 보는 아이들은 항상 그랬지만, 목욕하고 데려다주면 뒤도 안돌아보고 방으로 뛰어가요. 아이들이 정을 안 주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한두번 만나면 헤어지기가 아쉬워서 뒷걸음을치며 방으로 들어가곤 하는데, 그때면 저희들도 헤어지기가 싫답니다.
첨엔 엄마 아빠란 호칭이 어색했는데, 아이들 머리감기고 때밀어주는 게 어설펐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더 감사한 것은 오늘은 토요일인데도 목욕탕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샤워기를 1인당 1개씩 가지고 놀기도 하고 물싸움도 하고 그랬답니다. 나중엔 옆에 목욕하는 아주머니한테 물을 뿌려서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그 시간시간이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과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상처없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비록 몸도 피곤하고, 서너시간 밖에 함께 있진 못하지만,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함께 전하고 나눌 수 있다는것에 다시 한번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저희들이 오늘 잘 다녀 왔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들 위해 더욱더 기도해 주세요.
조부영 올림 (2994년 3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