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예찬이의 눈물 – 로체스터 흙내음 소리

예찬이란 조카가 있습니다. 처형의 아들인데, 찬수와 나이가 같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축구의 소질이 있어, 4학년이 된 지금까지 축구를 배우고 있습니다. 차범근 축구교실에 다니면서, 차범근 감독과 이상윤 코치의 눈에 들어, 매번 주전 스트라이커로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한 경기에 평균 5-6골을 넣는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이번 달에 개최된 일본 유소년 축구 대회에 예찬이네 팀이 초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들뜬 마음으로 예찬이를 비롯한 차범근 축구교실 팀이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90여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예찬이네 팀이 분전을 했지만 16강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팀과 맞붙는 바람에 그만 0:1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공항에서 엄마를 본 예찬이는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엄마…. 일본 애들이 축구를 너무나 잘해….”

“예찬아 질 수도 있는 거야. 울긴 왜 울어.”

“엄마, 나 때문에 진거야. 골 찬스가 많았는데, 모두 골대를 맞고 나왔어. 내가 너무 교만했었나봐. 내가 아무리 잘해도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어.”

예찬이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시합에서 졌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실력만 믿고 교만했던 자기 모습이 하나님 앞에 너무 죄송했기에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아까운 찬스를 놓쳤기에 흘린 눈물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심판의 편파 판정을 탓하는 눈물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 발견되어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고백하는 아들의 모습에 엄마도, 아빠도 눈물을 흘렸답니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농담 삼아 “이번에 네가 득점왕이 되면, 넌 이제 출세 길은 맡아 논거나 다름없어!”했던 아빠도 “나는 신앙생활을 헛했다”며 함께 눈물을 흘렸답니다. 제 아내도 조카 예찬이의 눈물 흘린 사연을 듣더니. 언니와 함께 전화를 붙들고 울었습니다.

일본에 다녀온 후, 예찬이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답니다. 선생님이 슛 자세를 지적해 주면, 예전과는 달리 겸손하게 귀담아 듣고 자세를 교정하려고 애쓰고, 집에서도 엄마와 아빠 말씀을 귀담아 듣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의 패배가 예찬에게는 더 귀한 선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귀한 깨달음을 받은 예찬이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지금은 용산 초등학교 축구부에 스카우트되기 위해 기도중이랍니다. 마침 그곳 감독도 크리스천이라고 하더군요. 앞으로도 좋은 선생을 만나, 인격과 실력이 더불어 성장하길 기도해 봅니다. 먼 훗날 국가대표가 되어, 시원한 골 후에 그라운드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예찬이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또한 지난 월드컵 때 경기에 지고서도 기도를 올린 송종국 선수나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고작 10분을 뛰고서도 기도를 올린 최태욱 선수처럼, 이김과 짐의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기도드릴 수 있는 예찬이가 되길 또한 기도합니다. 예찬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