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예배는 한미 합동으로 예배들 드렸습니다. 평상시 미국교회는 10시에 예배를 드리고, 우리 교회는 11시 30분에 예배를 드리는데, 연합으로 예배를 드릴 때는 10시 30분에 예배를 드립니다. 하지만 이전 시간에 익숙해져 있어, 자칫 잘못하면 시간을 놓치기가 쉽습니다. 지난 주일에도 원래 시간대에 오셔서, 예배를 함께 드리지 못한 가정이 몇 가정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멀리서 오시는 한청실 집사님 가정은 예배 후 점심식사를 나누는 중에 오셨습니다. 많이 미안해하시는 집사님에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이니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도 미안하셨든지, 오늘은 점심식사 후에 하는 성경공부에 참석을 해야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리하여 한 집사님과 어머니 조정숙 권사님 그리고 함께 오신 최보물 권사님이 성경공부에 참석을 하셨습니다.
조별 모임 후, 함께 모여 나누는 시간에 최보물 권사님과 조정숙 권사님이 간증을 하셨습니다. 두 원로권사님들의 간증은 신실하고 은혜로웠습니다. 그중 조정숙 권사님의 간증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밤에 주무시는데, 꿈속에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힘차게 일어나 어서 찬송가 386장을 부르라”고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얼른 일어나 찬송 386장을 펴서 부르셨답니다. 제목은 “힘차게 일어나”였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이 연로하신 권사님에게 찬송을 통해 힘과 위로를 주시려 했던 모양입니다.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있던 김종후 집사님이 “우리 함께 그 찬송을 부르지요”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젊은 목회자는 당황했습니다. 권사님이 간증할 때, 저도 그 찬송을 함께 부를 목적으로 386장을 폈는데, 처음 접하는 찬송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간증을 듣고만 있는데, 갑자기 그 찬송을 부르자는 의견이 나오니 놀랄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도 일단 멜로디를 주시하며 함께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두 소절을 못 넘기고 찬송을 멈춰야 했습니다. 그러자 그런 모습이 답답해(?) 보였는지, 권사님이 독창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다 싶은 마음으로, 새 찬송을 배우려는 마음으로 찬송을 따라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권사님이 보시는 찬송은 큰글씨 찬송가로, 멜로디는 나와 있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가사는 정확했지만, 음정과 박자는 마치 창을 하시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것도 4절까지 모두 부르셨습니다. 거의 한 음만을 가지고 말입니다.
하지만 권사님의 찬송 부르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비록 음정과 박자는 무시된 찬송이었지만, 마치 권사님의 노래가 한 가닥 한 가닥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평생을 고생하시다가, 미국에 와서 예수님을 알게 되었다며,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며 울먹이는 권사님의 심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권사님은 미국에 오셔서 최고의 선물을 받으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힘차게 일어나 용감히 싸워라 저 마귀 물리친 옛 성도들같이!” 더 이상 권사님의 앞길을 막을 자는 없습니다. 가끔씩 간증을 할 때마다, 늘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눈물 흘리시던 권사님이 오늘도 똑같은 간증으로 우리 모두를 울렸습니다.
여러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가장 큰 은혜는 무엇이었나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대신 피 흘려 죽으신, 그래서 우리를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주신, 예수님의 은혜보다 더 큰 은혜는 없답니다. 오늘도 그분이 우리를 위로하십니다. 힘차게 일어나라고 말입니다. 그 찬송을 이번 주에는 모두 멋있게 불러 보려 합니다. “힘차게 일어나서 말입니다.”*^^* (2004년 5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