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ct great things from God and attempt great things for God.”
케이트 쿠퍼 목사가 어린 시절부터 읽고 또 읽었던 윌리엄 캐리의 글귀이다. 케이트는 어려서부터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경험했고, 점차 하나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갔다. 그것은 바로 ‘조선’에서의 사역이었다. 그녀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었고, 그녀는 지체 없이 그 부름에 응답했다. 이 책은 그 부름에 응답한 그녀의 활동을 그리고 있다. 그녀가 무슨 일을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어떻게’ 사역을 감당했는지가 이 책을 통해 잔잔하게 전해지고 있음을 주지하면 좋겠다. 그녀는 사랑의 화신이었다. 그녀는 우리가 힘들고 지쳐 있을 때, 우리 곁에 머물러 있으면서, 우리의 아픔을 들어주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우리를 끝까지 돌본 사랑의 어머니였다.
변방의 이름 없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기로 작정한 케이트 쿠퍼의 마음이 서평을 쓰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녀의 온 삶은 오로지 한국인들에게 맞춰져 있었다. 죽을 병으로 몇 번씩 고생하면서도, 그녀는 ‘우리들’을 생각했다. 유서를 받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절망적인 진단을 받았을 때도, 그녀는 한민족에 대한 사랑 하나로 질병을 이겨낼 수 있었다. 장티푸스로 인한 고열로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갔을 때도, 그녀의 복음에 대한 열정이 그녀를 살려내었다.
또한 전쟁으로 인한 두 번의 추방 속에도, 그녀는 ‘우리들’을 생각했다. 전쟁으로 고통당할 한민족을 생각하며, 하루빨리 한국으로 돌아갈 날 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녀는 첫 번째 추방 기간 중에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아픔을 당하는 것을 생각하니, 나의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다.” 그녀는 우리로 인해 기뻐했고, 우리로 인해 아파했다. 이러한 그녀의 사랑과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 민족은 그리스도의 은혜 가운데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65세 생일을 맞던 날, 한국 전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두 번째 추방을 당한다. 그녀는 일본에 머물러 있는 동안 선교국 주관으로 건강 진단을 받게 되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본국(미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받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선교본부에 장문의 편지를 쓴다. “내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적어도 4년은 더 일 할 수 있으니, 제발 저를 이곳에 머물게 해주십시오.” 그녀의 한국인 사랑은 가식이 아니었다. 업적이나 명예를 위한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우리를 사랑했다. 주님께서 그녀를 사랑했듯이 말이다.
그녀는 50여년 간의 한국 사역을 마친 후에, 주님의 사역을 위해 50년간 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남겼다. 오로지 주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전하기 위해 살아온 케이트 쿠퍼 목사는 92년의 인생을 마감한다. 그녀는 평생 자신의 삶을 살지 않았다. 그녀는 주님의 삶을 살았고, 주님에 의한 삶을 살았고, 주님의 위한 삶을 살았다. 그러한 그녀의 삶은 한민족을 향한 사랑으로 표출된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생각해 본다. 한 사람의 희생과 헌신이 한 민족을 살렸다. “우리”를 위해 헌신한 “누군가”가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복음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젠 우리가 나설 차례이다. “누군가”를 위해 이제 “우리”가 나서자.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