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동생 가족이 이곳에 왔습니다. LA에 사는 사촌 동생 결혼식이 지난 토요일에 있었는데, 그 결혼식 참석차 미국에 왔다가 이곳을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저도 참석하려 했는데 여러 가지 여건이 맞지 않아, 동생네 가족이 우리 가족을 대표해서 참석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한국을 떠나온 지 벌써 3년이 되어옵니다. 그동안 부모님은 캐나다에 있을 때 한 번 다녀가셨고, 어머니는 LA에 부흥회 인도 차 오셨다가 이곳 로체스터에 한 번 더 들르셨습니다. 하지만 동생을 보게 된 것은 정말 근 3년만입니다. 지난 월요일,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게 된 동생네를 마중하러 공항으로 가는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빨라졌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후, 잠시 렌트카를 알아보고 있는데, 게이트를 지키고 있던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동생네가 나왔다고 말입니다. 얼른 달려갔습니다. 동생과 제수씨 그리고 조카 영은이가 눈에 보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동생의 모습에 잠시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선 갓 태어난 것을 보고 왔던…. 이쁜 영은이가 저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큰아빠라고 진한 허그를 해주는데, 정말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찬수와 지혜도 작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무엇보다 영은이를 보고 너무 기뻐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은이가 조금 ‘탐색’을 하는 듯 가까이 가지 못하다가, 이내 찬수오빠와 지혜언니 뒤만을 따라다니며 즐거워했습니다. 이제 만 세 살이 되는 영은이의 모습 하나, 말 한마디가 우리 모두를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몇 달 전부터 동생에게 근사한 곳을 보여 주려고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첫 이틀은 이 근처에 있는 Strong Museum(어린이 박물관)과 Seneca Zoo를 둘러보았지요. 영은이와 찬수, 지혜가 많이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그동안 밀린 생일파티를 했습니다. 작은 아빠, 작은 엄마 그리고 영은이의 합동 생일 파티를 했고, 그 후에는 찬수와 지혜를 위해 작은 아빠가 그동안 ‘밀린’ 생일 선물을 사 주었습니다. 지혜는 자전거, 찬수는 게임 CD를 받고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멀리 천섬으로 배를 타러 갔는데 그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배는 타지 못하고(배 운행 아직 안함), 캐나다 킹스톤에서 저녁나절을 보내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나야가라 폴로 큰 이모와 사촌 형수를 모시러 가서, 함께 웅장한 폭포와 영국거리를 둘러보고 왔습니다.
꼭 일주일! 이제 월요일이면 이들은 떠납니다. 만났을 때 부풀었던 마음 이상으로, 마음이 많이 가라앉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가지로 고맙고 미안한 동생 내외에게 무슨 말을 하며 보낼지…. “영은인 여기 오래 오래 있을 거야”라고 다짐했던 영은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오랜 만에 보게 되었던 큰이모와 준희 형수….. 모두 떠나면, 집안은 텅 빈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가족이라는 것!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란 생각이 듭니다. 비록 일주일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이국땅에서의 삶과 외지에서의 목회 여정에 많은 힘을 던져주었습니다. 비록 다시 헤어지게 되지만, 어딘가에서 우리를 생각하며 기도해 주고 있을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힘을 얻게 됩니다. 또한 우리가 기도해줘야 할 가족이 있다는 생각에 기분 좋은 책임감도 느낍니다.
이제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저희를 위로하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제가 몸담고 있는 로체스터 제일 교회 식구들을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하고 사역해야 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난 일주일간의 하나님의 돌보심과 위로하심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