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목회서신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후회 많았던 묵은해를 보내고, 이렇게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새해를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작년 한해도 여러분 모두 너무 수고 많았습니다. 여러분 때문에 행복했고, 여러분 때문에 한 해를 버텼습니다. 그 가운데 예수님이 좌정해 주셨음은 말할 것도 없구요.

올해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서로 세워주는 삶이다. (Build each other Up)

살전5:11 여러분은 지금도 그렇게 하는 것과 같이, 서로 격려하고, 서로 덕을 세우십시오.

올 한 해는 서로 세워주며 나가는 우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주의 일을 하면서 좀 서툴러도 서로 격려해주고, 주의 일을 좀 더디게 하더라도 서로 세워주며 나가는 여러분이 되길 축원합니다. 어떨 땐 혼자 하면 효율도 높아지고, 그 분야에 능력 있는 사람들끼리 해야 진행 속도도 더 빨라진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일을 함에 있어서는 효율성을 논해서는 안 됩니다. 주를 위해 섬기는 일을 함에는 빠른 진행속도를 논해서도 안 됩니다. 완벽을 논해서도 안 됩니다. 하나님은 섬김의 결과보다, 그 섬김의 자리에 나아가는 사람하나하나를 보십니다.

“예수님” 하면 떠오르는 리더십이 있나요? 많은 이들이 “섬기는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떠올립니다. 사실 Servant Leadership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기업입니다. Greenleaf라는 사람이,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리더들의 “섬김”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사용한 단어입니다. 하지만 이 이론 안에서 섬김이란 “기술”을 뜻하고, 그 목적은 기업의 “수입 창출”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과 연관된 섬김이라는 단어에는 사람이 중심입니다. 효율이나 효과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효율이 떨어질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섬김을 고집하는 이유는 어떤 일에 있어서 누군가를 섬겨주는 그 한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상 예수님의 리더십은 “섬기는 리더십”에서 그치지 않는다. 예수님의 리더십의 중심이 사람이기에, 당연히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돌아가시기 직전에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십니다.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러 다락방에 모였는데, 그 당시 문화로 보자면, 손님이 들었을 때, 종들이 발 씻을 물을 가져와야만 했지만, 아무도 물을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이때 예수님이 겉옷을 벗고, 허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제자들의 발을 일일이 씻겨주기 시작합니다.

제자들은 놀랐습니다. 창피했습니다. 적어도 그들의 선생이었던 예수님에게는 자기들이라도 발씻을 물을 가져다 드렸어야 했는데…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늦게나마 베드로는 자기가 씻겨드리겠다고 하지만, 예수님은 이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물론 세족의 의미에는 구원받은 후에도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우리가 (진심으로 회개할 때) 깨끗이 씻어주실 것이라는 약속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또 한 가지의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요13:14-15 주이며 선생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겨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남의 발을 씻겨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과 같이, 너희도 이렇게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내가 너희의 발을 씻겨주었듯, 너희도 서로 씻겨주라”는 것입니다. “내가 너희를 섬겨주었듯, 너희도 서로 섬겨주며 살라”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은 그저 섬기는 삶만 사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섬기듯이, 제자들도 그렇게 그대로 서로를 섬기며 살도록 이끌어 주시는 것까지 하셨습니다.

내가 목회학 박사 논문을 쓸 때 “super leadership”이라는 단어를 언급했습니다. “super leadership” 역시 기업 용어로 시작되었습니다. Charles Mans라는 사람이 정의하길 “super leadership”은 “Leading Others to Lead Themselves.” 자기가 하는 일들을 남들도 따라하게 만드는 리더십! 이것 역시 기업의 효율성 창출을 위한 이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리더십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오래전 예수님이 먼저 보여주신 리더십이었답니다. 물론 “super leadership”이 예수님에게 사용된다면, 이 역시 효율성이나 수익창출이 목적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리더십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기에, 섬김을 넘어, 섬김을 받는 그 사람까지도 섬기는 자리에 설 수 있게 이끌어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실력 있는 사람만 섬김의 자리에 서면, 효율성은 엄청나게 높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당장은 열매가 적어도 괜찮다”고 하신다. 실수하는 사람이 많아도 괜찮습니다. 답답한 진행 속도에도 괜찮다 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의 마음을 품고, 남을 긍휼히 여겨주며, 그들을 섬겨주고, 또한 누군가를 “섬김의 자리로 이끌어주며” 살아가는 “한” 사람이다. 즉 예수님처럼 변해가는 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예수님의 리더십이다.

그래서 서로를 격려해주는 것은 필수입니다. 서로 세워주며 살아가는 것은 필수입니다. 지금 섬김의 자리에 있는 분들은 할 수 있는 만큼 예수를 위해 열심히 섬겨주세요. 동시에 누군가도 그 섬김에 동참할 수 있도록, 늘 격려해주고 세워주세요. 주를 위해 “섬겨보겠다”고 결심하는 한 사람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주께서 여러분을 먼저 격려해주고 늘 세워주셨듯, 2023년 한 해는 맘껏 서로 섬겨주며 세워주는 여러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남편을 격려해주고, 아내를 세워주고, 자녀에게 늘 칭찬을, 이제 믿기 시작한 사람이나 이제 섬겨보려 하는 이들에게 질책이나 지적이 아닌 격려와 세워줌으로 2023년을 만들어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1/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