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적의 과테말라 선교 >

월요일 새벽 1:30분 선교팀 모두 교회 주차장에 모였다. 비행사에서 두 번이나 일정을 바꿨기 때문에 JFK에서 12시간을 기다려야했다. 그런데 저녁 7시에 출발 예정이던 비행 일정이 연기되기 시작했다. 3시간 연기 후 탑승을 했지만, 이륙을 하지 않았다. 에어컨이 고장 나서 숨이 턱턱 막히는 비행기 안에서 2시간 넘게 대기했다. 그러더니 모두 내리란다. 결국 한 시간 후에 비행기가 취소되었다. 황당했다. 그래도 첫날 사역이 컨스트럭션이니 다음날이라도 갈 수 있다면, 우리가 준비한 VBS(여름성경학교)는 할 수 있겠다는 희망으로 비행편을 알아봤다. 하지만 전날에도 기후 이상으로 취소된 비행편이 있어서, 우리 순서는 적어도 3-4일후에나 온다는 것이었다.

아… 과테말라 선교는 끝난 것이다. 얼른 선교사님에게 연락을 했다. 아쉬움이 너무 컸지만 어렵사리 감사하기로 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유스들이 1월부터 얼마나 열심히 기대하며 준비했는지 모른다. 매달 음료 펀드레이징, 쉐어링 콘서트, 5주에 걸쳐 땀 흘리며 연습한 스킷 드라마와 워십 댄스, 롹인 그리고 중보기도까지… 너무나 열심히 준비한 유스들 눈에 밟혔다. 특히 선교를 못 떠난다는 말을 들은 유스 한 명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그만큼 큰 기대와 열정을 가지고 준비한 과테말라 선교가 끝이라니… 그 눈물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았다. 아이들의 눈을 쳐다볼 수 없었다.

이대로 로체스터로 돌아갈 순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맨해튼 투어라도 시켜주자는 결정을 내렸다. 당장 문제는 숙소! 인근 호텔은 아예 자리가 없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소용샘의 아버지가 뉴저지 집으로 우리를 초대해 주셨다. 그리고 단걸음에 공항까지 나와 주셨다. 나머지는 우버 2대에 나눠 탔다. 15명이 그나마 공항 바닥이 아닌, 편안한 집에서 잘 수 있게 되어 소용 아버지께 너무 감사했다. 24시간을 꼬박 고생한 우리 팀들 모두 단번에 곯아떨어졌다.

다음날 아침! 재은샘이 나를 서둘러 깨웠다. 새로운 비행편이 2시30분에 잡혔다는 것이다. 이게 웬일! 모두 깨워 이도 닦지 못하게 하고 우버를 불러 1시간 넘게 걸려 공항으로 향했다. 가까스로 체크인에 성공! 그런데 또 지연… 그래도 한 시간 반 후 비행기 탑승 성공… 서둘러 선교사님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탑승후 비행기 안에서 또 한 시간 반 지연되었다.

지연 3시간 후 드디어 활주로로 이동… 비행기가 떴다. 드디어 출발한 것이다. 울컥했다. 어린 유스들이 자기의 돈을 들여, 땀을 흘려 시간을 들여가며 반년동안 준비한 선교를 준비해왔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이 상황이 너머 너무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아이들이 느낄 아픔이 내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으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비행기가 뜨는 순간 감사… 4시간 비행 끝에 비행기가 착륙하여 감사… 이틀에 걸쳐 왕복 8시간 시티로 두 번이 내려와준 이누가 선교사님을 보는데 울컥…

이젠 감사하지 못할 것이 없었다. 비가 내려도 감사, 잠자리가 불편해도 감사, 씻지 못해도 감사… 과테말라에 왔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모른다. 사도바울이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 했는데 우리가 그러했다. 우리 멤버 모두 얼마나 열심히 산지족 아이들을 가르쳤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던 것 중 하나가 댄스타임인데 찬양에 맞춰 신나게 점프하며 빙글빙글 돌며 뛰는 가운데, 우리 유스들이 더 신났던 것 같다. 라이언의 “니 댄스”는 정말 훌륭했다. 특히 스킷은 아이들을 집중시키는데 최고였다. 비가 오는 흙바닥에서 스킷을 펼쳤다. 예수의 사랑이 심겨지는 순간이었다. 정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예수의 사랑을 심는 것뿐이었다. 일정이 끝난 후에도 아이들이 달려와 우리 유스와 샘들을 안고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고, 보내기 싫은 기색이 역력했다.

이틀 동안 현지인 의료팀 열 명(주로 치과 사역)이 함께 사역했다. 우리교회가 천 불 상당의 의료 키트를 보조해 주었다. 산지족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마을잔치는 닭고기와 또띠아! (제일교회가 식자재를 보조했다) 이 한 끼를 먹으려 엄청난 이들이 몰려왔다. 하루를 츄이샤카바 마을에서 잤는데, 창문도 없이 뻥 뚫려 있는 두 교실에서 20명의 여자들 15명의 남자들이 잠을 청했고, 맹권사와 태형이와 나는 자리가 부족해 버스에서 잠을 청했다. 그래도 감사! 과테말라에 와서 사역을 하고 있지 않은가!

다음날에는 성경학교 전에 마을을 돌았다. 구석구석 무너질 것 같은 집들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을까’ 할 정도였다. 특히 아이들의 놀 거리는 거의 없었다. 가는 곳마다 바람개비를 선물로 주며 아이들을 초청했다. 다행이 이틀 모두 오전에는 날씨가 좋았지만 오후에는 폭우가 왔다. 엄청! 그 비 가운데서도 유스들과 샘들은 열심히 퍼포먼스와 게임을 인도했다. 그 모습에 또 울컥!

선교사님이 마지막 날에 나눈 이야기가 있다. 이들에게 한 끼 밥을 줘도 또 굶주릴 것이고, 이들에게 약을 주어도 또 아플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이렇게 이틀 동안 한 사역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것은 우리가 이렇게 와서 하는 사역을 통해, 예수의 사랑이 심겨진다는 것이다. 정부도 포기한 산지족들, 누구도 자기들을 돌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산지족들에게 “너희들은 혼자가 아니야. 우리의 방문이 그 증거야. 하나님이 너희를 기억하고 있어. 너희를 위해 기도해주는 이들이 있어! 우리 안에 있는 예수님이 너희를 사랑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그저 복음의 씨를 뿌리고만 왔다. 이제 그 씨를 자라나게 하시고 열매 맺게 하는 일은, 하나님께 맡기면 된다. 그들은 기억할 것이다. 예수께서 그들을 돌아보고 기억한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우리의 발걸음이 힘들게 사역하는 이누가 선교사님을 너무나 크게 위로하셨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우리가 얼마만큼 잘했음을 떠나, 우리가 결단하여 과테말라까지 왔음에 선교사님이 위로를 받았다면 그 또한 너무 감사한 일이다.

갈6:9 말씀처럼 우리는 반드시 선을 행하고 애써야 한다. 하지만 주의 일을 애써 일해도 낙심될 만한 상황은 반드시 생긴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주를 믿고 그저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올 것이고, 당연히 결실은 맺혀질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약속이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모두에게도 감사한다. 한 마음으로 염려해주고 기도해주고 중보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너무 감사하다. 많은 이들의 기도 없이는 절대 과테말라 여정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가운에 실수 없이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더 많은 선교사진은 앨범에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