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한 번의 기적! 15인승 교회 밴: 2nd Stage >

로체스터에서 40분 떨어진 곳에 제네시오 주립대학(SUNY)이 있다. 2012년 당시 이곳에서 대여섯 명의 청년들이 제일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년 1월 학기부터 매년 한국외대에서 40여명의 한국 학생들이 제네시오로 공부를 하러 오게 되었다. 당시 제네시오로 매달 한 번씩 차 있는 청년들과 내가 한 주씩 맡아 라이드를 내려가고 있던 때였다. 그런데 앞으로 적어도 20명 넘게 제네시오에서 청년들이 예배를 드리러 올 기세였다.

20명이면 적어도 차를 5대씩 내려 보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로체스터 내에서의 라이드에 문제가 생긴다. 교회 리더들과 함께 기도했다. 15인승 밴을 구입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이다. 재정이 넉넉지 않은 형편에 교회밴 구입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믿음을 가지고 교회밴 구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딱 3개원만 후원금을 모금하겠다고 광고했고, 기도해보고 조금씩이라도 헌금을 하자고 했다. 동시에 목회 칼럼인 “흙내음소리”를 받고 있는 분들과 졸업생들 그리고 친척과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런 상황에 처해 있으니 마음이 동하는 분들은 청년 선교를 위해 후원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이다.

그 결과, 외부에서 18,122불이 걷혔고, 교우들의 헌금까지 합쳐 총 27,926불이 모아졌다. 할렐루야! 당시 기존 청년들도 커피 한 잔 값을 아껴 십시일반 헌금을 하여 4천불 정도를 모았던 것같다. 로체스터 지역에서는 구입이 힘들어, 당시 지인의 소개로 뉴저지까지 내려가 중고차 딜러를 통해 중고차 구입에 성공했다. 2012년 8월 26일! 그 때의 감격을 이루 설명할 수 없다. 너무 감사했다. 2009년씩 Ford Econoline Wagon(15 passenger)! 4개월 만에 이룬 기적이었다.

이 차로 매주 제네시오 청년 14명을 차에 꽉 채워 교회로 데리고 올 수 있었다. 그렇게 5년간 제네시오 사역에 사용되었다. 그러다 2016년부터 한국외대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제네시오 청년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2018년부터는 제네시오 청년은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로체스터 지역으로 오는 학생들이 급격히 늘게 되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UR, RIT and Eastman 학생들을 위해 쓰이게 되었다. 1년에 두어 차례 청년들과 유스 이벤트를 위해, 시카고와 펜실베이니아를 오고가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올해로 차를 구입한 지 11년이 되었다. 조금씩 차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고, 크루즈도 없는 차를 장기간 운전하는 데에도 무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차를 새로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11년 전과 마찬가지로 추가 예산을 상정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기도하고 지난번처럼 졸업생들과 가족과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없으면 없는 대로 교회 살림을 하는 스타일이라, 이런 편지를 쓰는 게 편하진 않았지만, 11년 전 처럼 청년사역을 위한 일이었기에 조심스레 재정 요청을 하게 된 것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지 아는가? 불과 두 달도 안 되어 총 36,687.49불이 모아졌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운 일이었다. 6,490불은 자체적으로, 나머지는 졸업생들과 지인들로부터 전해졌다. 특히 라이드로 섬김을 받았던 제네시오 청년들의 도움의 손길도 적지 않았다. 왕복 1시간30분의 운전을 마다하지 않고 해 준 어른들의 수고를 기억하는 청년들 그리고 로체스터 내에서 라이드 섬김을 받았던 이들로부터 일주일도 안 되어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이 사랑을 어찌 작다 할 수 있을까! 제일교회가 29년간 이어가고 있는 청년 사역을 하나님이 많이 기뻐하심을 깨달을 수 있어서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급히 차량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이성진, 이충헌, 맹덕재, 강데이빗 목자들이 백방으로 중고차 매물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매물은 나오지 않았다. 버펄로, 시러큐스 심지어 뉴욕과 뉴저지 지역까지 알아보았다. 매물 자체도 드물게 올라왔지만, 올라와도 금방 팔려버렸다. 어떤 매물들은 거의 새 차와 가격이 비슷해, 차마 그 가격으로 중고차를 구입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두 주 전, 과테말라 선교 때였다. 비행기가 취소된 날 저녁, 이성진 권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42,000불 대의 중고차가 나왔다는 것이다. 2017년 Ford Transit 350 Wagon! 36,000마일 정도 사용된 자였다. 선교가 취소되어 마음이 무거운 상태였지만 (다음날 극적으로 선교 갈 수 있었음), 그렇게 기다렸던 중고밴이 나왔다는 소리에, 사양을 얼른 살펴보았고, 구입하자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 기존 밴을 trade-in하는 조건으로 37,000불까지 주겠다는 것을, 성진 권사의 협상으로 최종 금액 35,000불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캐시로 지급하고도 천불 정도가 남았다. 할렐루야!

크루즈를 추가로 달아주었고, 7월10일에 “새”(^^) 중고 15인승 밴을 픽업해 왔다. 기존 로우루프보다 하나 업그레이드 된 미들루프로서, 청년들이나 유스들이 타고 내리는 데에도 많이 쾌적해질 전망이다. 청년목장 큐티를 준비하러 교회로 와 보니, “새” 중고밴이 주차장에 늠름하게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제 차량 양쪽에 교회 이름을 붙여 넣으면 “ready to go”! “The Little Tree Gift”의 CEO(최선영^^)가 돌아오면 바로 착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30년 청년사역을 이어가는 제일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청년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그 청년 사역을 한 마음으로 이뤄가고 있는 기존 어른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그 사랑의 손길이 아니면 우리는 하루도 호흡하며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일상의 복을 허락하시는 하나님도 감사하지만, 예기치 않던 기적을 보여주심에도 감사를 드린다. “새” 교회밴을 타고 주일에 교회로 향할 청년들, 이번 달 말에 펜실베이니아로 수련회를 떠나는 유스들의 해맑은 얼굴을 떠올려본다. 교회밴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애를 써준 이충헌, 이성진 목자 두 분에게 특별히 감사드리고, 내 이메일을 받고 지체 없이 재정적 도움의 손길을 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이 가운데 실수 없이 역사해 주신 예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올려드린다. 교회 밴 2nd Stage G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