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체스터 10월 풍경 >

하나! 가을 말씀 집회
가을 문턱에 말씀 집회를 열었다. 감신 87학번 동기인 도상원 감리사를 모셨다. 수년 전 창립감사주일에 왔었는데 그때 설교말씀이 너무 좋았었다. 그래서 작정하고 말씀 집회 강사로 섭외를 했고, 바쁜 와중에도 드디어 로체스터로 오게 되었다. 정말 많이 기도하며 준비했다. 집회 첫날! 이게 웬일! 비행기가 결항이 되었다. 아… 그럼 이번 집회 자체를 못하게 되는 건가… 그런데 감사하게도 도목사가 자동차로 밤새 올라오겠다는 것이 아닌가! 너무 고마웠다. 밤새 달려와 자정 즈음에 도착했다. 첫 날 집회를 못 가져 아쉬웠지만, 둘째 날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경적 결혼관”도 너무 좋았고, 특히 그 날 저녁 첫 집회가 너무 좋았다. 목사로서 pew에 앉아서 이렇게 은혜 받은 적이 있었던가! 귀에 속속 들어오는 말씀이 목사인 내게도 큰 도전과 은혜로 다가왔다. 주일 아침! 미국교회(FUMC) 설교도 도목사가 해 주었다. 미감리사이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영어도 완전 유창하게 했다. 오랜만에 FUMC 성도들도 괜찮은 영어로 설교를 들어 편하셨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제일교회 주일 설교! 전날 보다 더 좋았다. 복음의 정수를 말하면서도 구태의연하지 않았던 설교, 끝나고 합심하여 기도하는 시간까지 모든 것이 너무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은혜의 단비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 “상원아, 4-5년 내에 한 번 더 모실 거다. 단단히 준비해둬라! 이번에 너무 고마웠어!”
둘! 라면 파티
말씀 집회 첫 날이 무산되면서, 청년들이 갈 곳을 잃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을 라면으로 달래고 싶은 사람은 사택으로 오라고 했다. 많아도 10-15명 예상을 했는데… 30명이 넘는 청년들이 온다고 손을 들었다. 큰 들통 두 개를 가지고 올라왔다. 각 들통에 라면 15개씩! 평소에 아내가 꼬들꼬들한 라면을 좋아해서, 백종원 식으로 끓여왔었다. 끓인 후 면을 잠시 빼놓고, 계란을 풀은 후에, 팔팔 끓는 국물을 꺼내 놓은 면에다 부으면 꼬들한 라면을 먹을 수 있다. 그런데 30개이다 보니 3-4개 끓이는 것과는 너무 달랐다. 완전 실패! 그래도 맛있다고 먹어주는 청년들이 고마웠다. 라면 먹고, 조별로 게임하고, 설거지팀 정하고, 대형 젱가 게임까지…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낸시가 거의 무너질 뻔 한 위기를 넘기고, 빼낸 스틱을 위에 올려놓는데, 손이 부들부들(^^). 종현이의 리엑션도 너무 재미있었다. 참! 뒤늦게 온 동욱이를 위해 아내가 라면 한 개, 내가 또 한 개를 끓여줬는데, 동욱이는 주저 없이 “사모님이 해준 게 더 맛있어요!”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연속으로 했다. 마상(^^)! 암튼 이날 집회 대신, 라면 파티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곳을 떠난 청년들이 로체스터에 와서 먹고 싶은 음식 3개가 있단다. SEA 베트남 쌀국수, Java의 샌드위치 그리고 목사님표 치즈라면! 사모가 꼬들 라면을 좋아해서 그렇지, 난 혼자 먹을 때 치즈라면으로 끓여 먹는다. 압구정동 박정어학원 다니면서, 그 앞 분식점에 먹어봤던 치즈라면 맛 그대로! 이것을 먹어 본 청년들은 무슨 말인지 알거다 “동욱아, 목사님 전공은 치즈라면이야! 다음에 한 번 더 와라!^^” 모든 영광 하나님께!
셋! 40일 특별새벽기도 시작
한국에 있을 때에는 매일 새벽예배(이하 새기)를 드렸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보니, 자기 건물을 갖지 못해서 그런지 대부분 한인교회들이 토요일 한 번만 새기를 드렸다. 우리교회는 현재 건물(FUMC)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후로 화수목금 주 4회 새기를 드리게 되었다. 보통 7-8명이 참석했다. 그러다 팬데믹이 터져서 모든 것이 중단되었다. 그때 zoom으로 새기를 시작했는데, 30여명의 성도들이 참여를 하는 것이 아닌가! 특히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 엄마들은 대면으로 드리던 새기에는 나올 수 없었는데, zoom으로 드리는 새기에는 참석할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그래서 팬데믹이 풀린 후에도 우리는 새기를 zoom으로 드리게 되었다. 그런데 매주 새벽에 드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서, 이제 1년에 두 차례 40일 특새로만 드리게 되었다. 나머지 날에는 각자 시간 정해놓고 기도하도록 했다. 이번 새기 때에도 평균 28명 정도의 성도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는 청년들도 많이 참석을 하고 있다. 성도들이 추천해준 찬양을 유투브로 3곡을 듣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성도들이 QT를 나누고, 그 후 내 QT를 나눈 후, 공동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한다. 하루의 첫 시간을 이렇게 교우들과 함께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이 너무 좋다. “한 번도 안 빠진 사람들은 계속 고고! 나머지 분들도 힘내시고, 한 번도 안 참석해본 사람은 이번에 첫 시간을 하나님께 한 번 드려봐요!”
넷! “나이야 가라!“
교회 중고 밴을 새로이 구입한 이후 유스들과 청년들이 열심히 타고 다녔다. 펜실베이니아, 버펄로, 나야가라폴 등등. 이제 제일 어르신들인 사랑목장을 위해서 단풍여행을 계획했다. 그런데 단풍여행이 싫으시단다. “우리도 버펄로 자장면하고 나야가라폴 갈래요!” 당장 일정을 바꾸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나야가라폴 날씨가 전날까지 99% 비였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은 비 퍼센테지! 전교우들에게 기도부탁을 했다. 당일 아침!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그래도 어르신들 모두 밴에 올라타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셨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빗방울이 더 굵어졌다. 그래도 믿음으로 기도했다. 버펄로까지는 비가 와도, 나야가라폴에서의 일정은 비없이 맞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비만 안와도 좋겠다고… 그런데 하나님은 역시 짱이시다. “나의 기도하는 것보다 더욱 응답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비는 고사하고, 햇볕이 쨍쨍! 거기다 선명한 구름이 둥둥, 맑은 하늘이 더 맑아 보이는 날씨를 주셨다. 10명 모두 쟁반 자장면을 주문했다. 시카고에서 먹었던 자장면보다 더 맛있었다고 하면 믿을까? For Real! 짬뽕과 탕수육은 테이블에 한 개씩! 모두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다. (식사비로 섬겨주신 박준 권사에게 감사) 이제 나야가라폴로 이동! 무엇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기다림 없이 배도 바로 타고, 케이브도 바로 내려갈 수 있었다. 이 두 곳에서 “나이야 가라!”를 얼마나 외쳤는지! 그 모든 순간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겨 놨다. 까르르 웃으시는 모습이 모두 어린아이처럼 행복해 보였다. 청년 사역을 위해 20-30년 동안 기도함으로 묵묵히 응원해주신 사랑목장 어르신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일교회가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이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 훈훈해졌다. 로체스터에 돌아와서는 SEA 레스토랑에서 따뜻한 쌀국수까지… 정말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 내년에는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밀레니엄 Theatre”에 가서 성서 뮤지컬을 보자고 하신다.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