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제일교회 풍경 >

하나! 더블 피아노 연주

로체스터에서 20년 있으면서 누린 복들 중 하나는 인근에 이스트만 음대가 있다는 사실이다. 매 학기 학사와 석사 리사이틀 그리고 박사 리사이틀이 열린다. 음악에 문외한이었던 나도 이곳에서 수많은 연주회에 참석하면서 클래식에 대해 조금은 귀가 열린 것 같다. 이번 학기에는 “더블 피아노”로 (양)하은이와 동원이가 박사 리사이틀을 가졌다. 본래는 음향 울림이 좋은 Kilbourn Hall에서 하기로 했는데, 그 일정이 토요일에 잡히는 바람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그랜드 피아노로 연주하기에 서로 마주 보게 세팅을 한다. 그러면 한대는 관중을 향해 덮개가 열리는데, 다른 한대는 벽쪽을 향해서 열려진다. 그렇기에 벽쪽으로 덮개가 열리는 피아노의 경우 아예 그 덮개를 떼어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작업을 하는 테크니션이 토요일에는 일을 안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쉽게 관중과의 거리가 가까운 Hatch Hall에서 연주를 하게 되었다. 연주자들은 부담이었을지 몰라도, 관중의 입장에서는 손놀림이나 그들의 연주 모습을 근거리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

이번 학기 일대일 제자양육을 받고 있는 동원이가 자기들이 연주할 곡들에 대해 알려주었다. 1부 연주곡들은 바흐의 작품인데 모든 곡들이 성경구절들과 연관이 있다고 했다. 들어보니 익숙한 곡들도 있었다. 특히 첫 곡은 “예수는 나의 기쁨”(Jesu, Joy of Man’s Desiring)은 개인적으로 제일 반가웠다. 2부는 빨간색 드레스와 함께 등장한 하은이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아주 경쾌하고 웅장한 라흐마니노프의 곡이었는데, 동원이의 들썩이는 머리 덕분에 초점이 동원에게로 옮겨졌다. 마지막으로 조지 거쉰의 더블 피아노 연주곡! 재즈와 클래식과 현대 음악을 총망라한 음악의 거장 조지 거쉰! 여기서는 재즈풍으로 연주가 되어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이스트만 음대생들은 이곳에 와서 적게는 2년(석사) 많게는 4-5년(학사&박사) 동안, 열심히 배우고 연습하고 눈물도 흘리고 화려한 연주도 해가며 이곳 생활을 마치게 된다. 그런 와중에 14주 일대일 제자양육 과정을 은혜로이 마치게 되는 청년들도 있다. 하은이와 동원이도 모두 제자양육 과정을 마쳤다(동원이는 한 주 남겨놓고 있음). 재학생들 중에는 (최)하은, 나영, 현민, 강인, 강수, 상엽, 해나도 일대일 과정을 마쳤다. 연습하랴 공부하랴 일대일 준비하랴 바쁜 중에서도 말씀을 우선순위에 두고 생활해 가는 이들의 모습이 귀하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연주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하고 귀하게 다가온다. 이들에게 주신 음악적 재능,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서 사람을 살려내고 사람을 위로하는 데 사용되는 귀한 음악가들이 되면 좋겠다.

둘! 생스기빙 40일 특별 새벽기도(이하 특새)

9월 초부터 zoom으로 시작했던 40일 특새(화수목금)를 지난 주 금요일에 마쳤다. 팬데믹 이전에 대면으로 할 때는 10명 정도의 성도들이 참석 했었는데, 그 후 zoom으로 시작된 새기에는 평균 20명이 넘는 성도들이 참석을 해서, 팬데믹이 풀린 후에도 zoom으로 새벽기도회를 갖는다. 이번에는 하루 평균 24명의 성도들 총 52명이 참석했다. 특히 한국에 있는 김성영 권사와 시카고에 살고 있는 졸업생 수원이도 참석을 했다. 40일 전출한 성도들도 7명이나 되고, 아쉽게 한 번 빠진 성도도 3명이나 있었다. 특히 플로리다로 여행간 김현주 집사는 그곳에서도 새기에 참석, 전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성도들이 추천해주는 찬양 링크를 3개씩 듣는다. 나도 몰랐던 좋은 찬양들이 너무 많았다. 그 중에는 주일 예배 때 부르게 된 찬양들도 있다. 각자 맡은 큐티를 하루에 한 명씩 나눈 후, 내 큐티를 나눈다. 하루에 첫 시간을 드린 40일! 20여명이 넘는 성도들과 하루 첫 시간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제 잠시 새기 방학! 이제 내년 사순절 때 다시 zoom으로 특새를 시작한다. 40일 동안 좋은 찬양, 좋은 말씀, 좋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린다. (새기 전출한 분들에게는 조그만 선물이 전달됩니다) ^^

셋! 농구 사역

사역이라고 하기에는 내가 좋아해서 하는 것이 있다. 청년들과 농구하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에 로체스터 대학(UR)에서 농구를 했다. 아침 일찍 남선교회 큐티모임 마치고, 뒤이어 그룹성경공부 끝낸 후 농구장으로 향했다. 보통 10명 남짓 모이는데 이날은 18명이나 모였다. 너무 적게 와도 문제지만, 너무 많이 와도 문제(^^)이다. 학교 main gym(Palestra)으로 모였다. 한쪽 코트에서 백인들 두어 명이 슛연습을 하고 있어서, 반 코트을 다시 반으로 나눠 두 경기를 동시에 진행했다. 4:4! 그래도 2명이 앉아 쉬어야 했다. 그러던 중 슛연습을 하던 이들이 떠나서, 큰 코트를 반으로 하여 5:5와 4:4 반코트 시합에 들어갔다. 이기는 팀이 5:5쪽(메이저 리그)에 머물고, 4:4에서 이긴 팀이 5:5쪽으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감사하게도(^^) 내가 속한 팀이 계속 이겼다. 케빈이 내게 주는 패스가 너무 좋았고, 대만청년 라이언의 슛도 좋았다. 내가 이날 되는 날이었는지, catch&shoot이 연달아 성공하여 우리 팀이 계속 메이저 리그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5명이 일찍 떠나게 되어서, full-court로 뛰기로 했다. 미국에서 픽업 게임은 지역방어는 안 선다. 매번 맨투맨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이날 덩크 외에는 다 해본 것 같다. two point shoot, mid-range shoot, reverse shoot, pick&roll, pick&pop 그리고 euro step까지… 온 몸이 땀으로 젖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찬수가 이것을 봤어야 했는데! ^^ UR 여자 대표팀이 연습을 하러 오는 바람에 2시간 정도 밖에 게임을 못 뛴 것이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시간이었다. 농구를 계기로, Ed와 동혁이도 우리 교회에 몇 번 나왔고, 교회에 뜸했던 청년들도 만난다. 대만 학생 Alex도 지금 주일예배와 금요목장까지 너무 잘 나오고 있다. 농구를 함께 하면서 젊은 청년들을 많이 알게 되고, 이들 중 일부가 교회로 나오니 그것도 참 감사하다. 이번 주는 아쉽게도 시카고로 2030 청년 컨퍼런스를 떠나서 농구를 못 한다. 그런 만큼 2주 후가 더 기대가 된다. 이렇게 이 나이 때까지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넷! 생스기빙 한미연합예배

매년 생스기빙 주일에 한미연합으로 예배를 드린다. 주로 영어로 설교하고, 한글 자막을 스크린에 띄운다. 미국목회를 8년 째 해도 늘 제단 위에 서는 것이 긴장이 된다. 영어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일단 제단 위에 서면 담대하게 설교를 하게 된 것이 벌써 8년째이다. 인도자 David McNitt이, 참석한 두 교회 성도들을 환영해 주었다. 뒤를 이어 주일학교 아이들의 율동, 온 성도들의 인사과 교제 시간이 이어졌고, (양)하은이의 prelude 연주와 “Call to Worship” 교독문 낭독! 찬양단의 인도로 영어와 한글로 박수를 치며 함께 찬양했다. 영어로 설교를 시작했다. 간단한 농담을 했는데 (물론 영어로), 다행히도 성도들이 웃어주었다. 가장 큰 축복, 완벽한 용서에 대해 말씀을 나눴고, “Come, Let us Sing!”을 선포하듯 찬양했다. 그리고 퀸텟 연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예진이는 첫 특주로 섬기는 시간이었는데, 보기 좋았다. 축도에 이어 마지막 Galic Benediction! FUMC 예배 때 매번 부르는 찬양인데, 동그랗게 모여 손을 잡고 부른다. David이 예배 전에 와서 이것을 하자고 했다. 너무 인원이 많이 힘들 것 같아 보였지만, David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를 하기로 했다. 축도 후, 전 교우가 일어나 벽쪽으로 나아가 동그랗게 한 원을 만들었다. 그 중심에 예수께서 계셨기에, 피부색이나 언어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되어 찬양을 올려드릴 수 있었다. 너무 좋았다. 연합이라는 것! 주 안에서 하나가 되어 나아간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라 믿는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만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