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두 번째 주례 (로체스터 흙내음 소리)
삼년전으로 기억됩니다. 제가 신외리에서 목회할 때, 저와 함께 일했던 박주환 전도사의 결혼 주례를 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결혼식 한 주전에, 주례하기로 하셨던 목사님이 소천 하시는 바람에, 다급해진 박전도사가 평소 친분이 깊었던 저에게 대신 주례를 부탁했었기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어린 나이에 주례를 서게 된 것이었지요.
그리고 1년전에 캐나다에 오게 되었고, 6주전에 이곳 미국 로체스터에 오게 되었습니다. 공부 때문에 1년 정도 목회를 쉬고 있었고, 게다가 이민 목회라는 특수한 상황을 접하면서, 이것저것 알아가야할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교회에 부임하던 첫주에, 덩치가 친 미국친구가 제게 오더니 할말이 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알고 보니 우리교회 박인옥 집사님의 남편이었습니다. 둘이 결혼할 당시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결혼식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귀여운 두 아이가 생겼고, 이제서야 못 올린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그 결혼 주례를 맡았주었으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제의를 듣는 순간, 제 얼굴에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그래도 내색을 할 수는 없는지라,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어떻해서든 그 제안을 거절하려 애썼답니다. “나는 영어도 못하고, 나이도 어리고, 아직 이곳 생활에 익숙하지 못하고……” “Never mind!” 그 친구 왈, “그 정도면 영어 실력은 충분하고(사실 가뜩이나 못하는 영어를 그 날은 왜 그리 더 더듬거렸는지), 나이도 절대 어리지 않으며, 미국 문화는 한달 반정도 시간이 있으니 금방 익숙해 질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부담이 되었지만,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박인옥 집사님의 부탁을 직접 듣고는, 서툴러도 한번 집례를 해 보겠노라고 결심을 했지요. 지금 와서 말이지만, 그때부터 결혼식이 있던 바로 어제까지, 결혼식 주례할 것을 생각하면 밤에 잠도 잘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정말 열심히 기도함으로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박집사님의 다리가 불편한지라 오래 서 있을 수 없었기에, 시간을 조절하는데도 애를 썼습니다. 특히 제일 중요한 것은 말씀 권면이라 생각했기에, 짧고 굵게 말씀을 준비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결혼식 전날 밤에는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긴다는 기도를 수차례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결혼식이 시작되었고, 40분의 결혼 예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제가 미국과 한국 청중들 앞에서 두 나라 언어를 써 가며 결혼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니! 리허설 때만해도 우왕좌왕했던 제가, 이날은 많이 침착해짐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답니다. 아마도 성령님께서 저를 강권적으로 이끄셨나 봅니다.
아무튼 여러 가지 아픔을 안고 살아온 듯한 두 부부를 위해 주례를 맡아줌으로 그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서 저 또한 정말 기뻤습니다. 한달 이상을 부담으로 준비했지만, MR & MRS. Hendrix부부를 맘껏 축복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어서 또한 감사했습니다. 이제 두 부부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더 아름다운, 그리고 작지만 큰사랑을 예쁘게 만들어 나가길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결혼식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가며 수고한 손길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들러리로 애쓴 강은진 성도와 김미정 집사 그리고 카메라맨으로 수고한 이두영 성도와 김종후 집사 그리고 보조(?) 카메라 워먼으로 애쓴 최선이 성도 그리고 마지막 뒷정리까지 신경써 주신 김재길 집사 등등. 그러고 보니 우리 교회는 참 행복한 교회입니다. 든든한 식구들이 있으니까요. 다시 한번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 돌립니다. *^0^* (2003년 8월 17일)